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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김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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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휴 Sep 28. 2021

갯마을 차차차 9-10.

역대급 회차네요. 가히 레전드라고 부를만한. 하지만 11-12회가 레전드를 뛰어넘는 레전드로 탄생하길 기다립니다. 그동안 서사를 꾸준히 쌓아왔던 식혜 커플은 드디어 10회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키스하며 커플로 탄생합니다. 아마도 11회 예고를 보아하니 동네방네 사람들 다 알게 되는 건 순식간일 듯. 엔딩 맛집이라고 불렸던 이 드라마는 실은 서사 맛집이라고 할 정도로 개인에게 부여하는 서사가 장난이 아닙니다. 남녀 주인공들은 물론이고, 서브남(진짜 성현과 혜진의 서사도 장난아님), 서브 커플(미선과 은철), 동네 부부(영국과 화정, 그리고 초희), 남숙 및 주리까지.... 하기사 사연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마는 바로 이 점이 <갯마을 차차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그럼 9회 리뷰 시작합니다.


9회.

안도감에 홍반장에게 안긴 혜진과 영문은 모르지만 그녀를 꽉 껴안은 홍반장은 갑자기 나타난 공무원의 등장에 당황하고, 혜진은 황급히 핸드폰을 주워 집으로 들어간다. 각자의 집에서 잠을 청하려 하지만 서로 포옹한 순간을 떠올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이 장면에서 연출 대박) 다음날 아침 조깅을 하던 혜진은 남숙을 만나 팩폭(홍반장과 잠도자고, 지피디와 썸도타니 얼마나 마음이 심란하겠냐며....)을 당한 후 망연자실하는데 하필 차 뒤편에서 부모님이 이 얘기를 듣고 계셨던 것. 급히 부모님을 집으로 모시고 온 혜진의 눈앞에 있었던 건 미선의 부탁을 받고 샤워기를 고치러 집에 들른 홍반장. 혜진의 아버지는 이미 주유소에서 홍반장과 안면이 있었는데 하필 초면부터 반말을 하고 껄렁대는 느낌의 홍반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수고비를 받아 얼른 그녀의 집을 떠나려 하지만 아버지는 홍반장의 손을 놓아주지 않고, 그는 자신을 남자친구라고 소개하며 혜진에게 오늘 하루만 연극을 하자고 제안한다. 부모님을 모시고 1일 공진 가이드투어를 하게 된 혜진과 홍반장. (미선은 재빠르게 공진단톡방에 오늘 부득이한 사정으로 홍반장이 혜진의 남자친구 역할 수행중이라며 들통나지 않게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한편 촬영 중이던 성현은 홍반장이 혜진의 남자 친구역을 대행중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상하지만 그녀의 부모님을 촬영현장(감리씨네 집)에 모셔 음식을 대접하며 혜진의 부모님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노력한다. (그 노력은 대성공! 혜진의 아버지는 성현을 마음에 들어한다) 점심식사를 위해 부모님을 모시고 들른 화정횟집에서 그들은 식사를 뒤로하고 바둑게임을 하게 되는데 홍반장이 결국 이겨 혜진의 아버지는 속상해한다. 홍반장은 특별히 혜진의 부모님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진 않지만 해산물을 안 좋아하는 아버지에게도 해산물을 먹여주고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드는 등 특유의 친화력으로 모두의 마음을 얻는다. 홍반장을 따뜻한 눈으로 보려던 아버지가 홍반장이 조실부모한 사실을 알자 혜진의 짝으로는 적절치 않다며 반대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반장은 그에게 다가가 존댓말로 혜진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지만 남자친구가 아니고 걱정하실 일은 없었다고 말씀드린다. 치과가 좋은 사람이니 언젠가 좋은 사람이 옆에 있길 바란다는 말도 함께. (근데 그 말을 들은 아버지, 좋아하시는 대신에 "그 사람이 자네가 될 수도 있잖나?"란 말씀을....) 아버지는 공진을 떠나시기 전에 결국 홍반장을 불러 한마디 하시죠. "너나 좋지, 이 새끼야!"(어른에게 왜 반말하냐? 에 대한 아버지의 가르침!) 자신의 마음을 잘 털어놓지 않는 홍반장이지만 은근히 성현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하는 편인데요. 이 둘의 브로맨스도 볼만합니다. 촬영본 편집작업을 위해 서울로 가야 하는 성현이지만 14년 전 일을 떠올리며 또다시 시기를 놓칠까 봐 불안해진 성현은 차를 돌려 공진으로 되돌아가고 이번에야말로 고백을 하겠다고 결심한다. (성현의 성격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성현에게는 솔직히 14년이라는 기회가 있었다고 봄. 그동안 고백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 혜진이가 성현에게 그만큼 중요한 존재는 아니라는 것. 성현이의 캐릭터나 인간미가 훌륭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런 의미에서 저는 홍반장 편!) 9회에서는 영국이 초희에게 고백하고 미선도 은철에게 고백하지만 둘 다 퇴짜를 맞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나옵니다. (9-10회는 그야말로 고백 타임이네요~) 에필로그에서는 정신과 의사에게 존댓말을 하는 홍반장의 모습이 나오며 '반말의 홍반장+존댓말의 홍두식'으로 그의 정신세계를 잘 보여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다 자기를 떠난다는 이야기는 어찌보면 진부한 소재인데, 김선호가 워낙 잘 살려서 사람들이 깊게 공감하는 듯 보입니다. 


10회.

9회의 마지막. 성현과 통화를 하는 와중에도 고쳐진 전등을 보며 미소를 짓는 혜진이를 보면 혜진이의 마음이 누구에게 향하는지 분명하게 나오는데 통화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오는 순간 따라 들어온 괴한을 보고 혜진은 소리를 지르게 되죠. 그때 누군가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오려 하자 괴한은 밖을 내다보지만 역시 그 주인공은 홍반장! 그는 괴한을 순식간에 제압하고 경찰을 부르려 하지만 칼을 든 괴한이 혜진이에게 덤벼들자 "혜진아"(결정적인 순간에는 '치과'대신 '혜진아'라고 하는 것.... 좋네요)라 외치며 그녀 앞을 막아서느라 칼에 부상을 입고 맙니다. 결국 사투끝에 괴한을 경찰에 넘겨주고 무서워하는 혜진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 홍반장. (미선은 9회에서 엄마의 수술 때문에 서울에 가 있었음. 미선의 고백을 거절한 은철이지만 그 사실을 알고 미선을 서울에 자기차로 데려다 줌) 혜진에게 자신의 침대를 내어주지만 혼자 자는 것이 무서운 그녀는 결국 소파에서 홍반장과 함께 잠들고 (분명 소파 위, 아래에서 따로 자긴 했는데 또 신기하게 이불은 한 이불임) 홍반장은 자신의 옷을 입은 혜진에게 또 한 번 반하고 말죠. (이 정도면 시도때도 없이 반하는 중) 그 다음날 동네 사람들은 혜진에게 얼마나 무서웠냐며 청심환을 비롯해 이것저것을 건네고 (혜진이 공진 사람들에게 완전히 녹아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 혜진 역시 남숙이 놀려대는 말에도 예전처럼 발끈해하지 않는다. 홍반장의 과거사와 할아버지 제사를 알게 된 그녀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할아버지의 죽음은 홍반장 잘못이 아니며,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다면 할아버지께서 복장 터지실 일이라고...) 제사상 차리는 것도 돕는다. 제사상 앞에서 할아버지께 자기소개를 하는 혜진을 보고 홍반장은 흐뭇해하고, 혜진은 홍반장에게 홍게를 까주며 자신의 마음을 들키고 만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혜진을 맞이한 건 바로 지PD. 성현은 같이 저녁 먹자며 그동안 숨겨왔던 자신의 마음을 진솔하게 고백하는데.... 이미 홍반장에게 너무 많이 마음이 가 있었던 혜진은 외려 복잡 미묘한 심경이다. 미선과 혜진은 서로 잘 풀리지 않는 연애사를 뒤로하고 주말에 서울가서 스트레스를 풀기로 하고 길을 떠나고, 홍반장은 할머니 3인방께 빙수를 대접하다가 감리씨에게 한 소리 듣는다. (좋아하지도 않는데 칼을 맞냐며... 인생사 긴것 같아도 짧으니 자신에게 솔직하라는) 정작 서울에 가서도 자신의 옷 대신 남자 옷만 고르고, 랍스터를 보면서도 홍반장과 함께 먹은 홍게를 떠올리며 소나기를 보면서도 홍반장과 비 맞은 일이 기억나자 혜진은 이젠 자신의 마음을 더는 속일 수 없다고 생각하고 미선을 남겨둔 채 공진으로 향한다. 집 앞 바닷가에서 바다를 보고 있던 홍반장에게 한달음에 달려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혜진. 홍반장을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부풀어 올라서 이제 더는 어쩔 수 없다는 혜진에게 그 역시, "나도... 더는 어쩔수가 없다"라는 말로 화답하며 키스하는 홍반장. 10회는 그렇게 아름다운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이렇게 서사가 오래 쌓여서 여주인공과 남주인공, 그리고 시청자까지 소위 삼인일심인 키스신은 오랜만에 봅니다. 누구 하나 갑자기...? 이런 느낌 하나 없이 서서히 서로에게 스며든 그들과 또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시청자들까지... 갑자기 11회에서 봇물 터지듯 스킨십이 있을 예정인데 사실 그들의 나이를 생각하면 (30대) 그리고 오랫동안 감추고 참아왔던 마음을 생각하면 당연하다고 봐요. 혹자는 너무 갑자기 (고백을) 받아줘서 분명 시련이 있을 거라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네요. 오랜 기간 서사를 쌓아 올린 만큼 나머지 6회도 잔잔바리로 흘러가리라 생각합니다. 아직도 풀어야 될 문제가 많거든요. 영국네 3인방도 그렇고, 14억의 향방도 그렇고... 연애는 많이 했지만 진심 100%로 연애한 적은 한 번도 없어서 은철과의 연애가 두려워지는 미선도 그렇고... 재미있는 드라마는 많지만 이렇게 미소가 지어지는 드라마는 흔치 않아서 <갯마을 차차차>를 보는 요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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