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사건이 또 하나 발생했다. 아파트(빌라)에서 층간소음으로 인해 흉기난동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을 불렀는데 남자경찰(이하 남경)1명과 여자경찰(이하 여경)1명 총2명이 왔다. 그들은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위해 각자 1층과 3층에서 이야기중이었는데 3층에 여자들만(여경포함) 있는 상태에서 가해자가 칼을 들고 피해자의 집에 침입하자 3층에 있던 여경이 1층에 있는 남경을 부르겠다며 현장을 이탈했다. 그 일로 인해 현장에 있던 엄마는 가해자의 칼에 목을 찔려 (남편말에 의하면 목에서 분수처럼 피가 솟구쳐 올랐다고 함) 현재 중상인데 식물인간이 될 가능성이 90%라고 한다. 딸은 가해자의 팔을 잡고 대치하느라 상해를 입었고 3층에서 난 비명소리에 1층에 있던 아빠가 올라와 결국 가해자를 진압했고 경찰은 나중에 올라온 사건이다.
이 일로인해 여경은 엄청난 비난에 휩싸였으며 일각에서는 여경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1층에 있던 남경도 왜 빨리 아빠를 뒤쫓아오지 않았느냐는 비난 역시 일고 있으며 무기3종세트를 몸에 지니고 있던 경찰이 위급한 상황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지 않고 도움을 청하기 위해 현장을 이탈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비난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그동안 많은 여경들이 위험한 상황에서 뒤로 숨으면서 남경더러 혹은 지나가는 남자시민더러 위기상황을 타개하라고 종용(?)한 일이 여러번 있다보니 이번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공분은 쉽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혹자는 이것이 여혐논란이라고 이야기한 사람들도 있으나 내가 보기에는 이 여경(+남경포함)이 세월호 선장과 딱히 다를것이 없어 보인다. 그들은 최소한 학생(신고한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무책임하게 도망쳤으며 비겁했고 그 결과 여러명을(이 사건에서는 한 명을)죽음으로 내몰고 말았다.
물론 여경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분명히 있을 수 있으며 어쩌면 도망친것이 자신도 모르게 벌어진 본능적인 일일 수 있다. 일반 시민이라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고 또 비난을 받아서도 안된다. 그러나 경찰관이라는 것은 분명 그 직업에 걸맞는 직업윤리가 요구되며 현장을 방문했을 때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 모르므로 지속적인 교육 및 훈련을 받아야 되는 직업인 것인데 그 기본적인 사실을 몰랐다면 문제요, 알면서도 그랬다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현장에서 범인과 맞닥뜨릴 자신이 없다면 경찰관에 지원을 해서도 안 되었고 지금이라도 알았다면 스스로 그만두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찰관을 뽑는데 체력적인 차등을 두면서 화를 자초한 경향이 있다. 분명히 남자보다 체력이나 체격이 뒤쳐지지 않고 능력도 출중한 여자분들이 있을텐데 적절한 기준을 갖고 사람을 뽑지 않으면서 뽑은 여경들의 훈련조차 게을리한 것이 아닌지... 사실 이 사건에서 여경은 현장을 이탈하지 않고도 지원요청이 얼마든지 가능했을 것이다. 무전기도 있고 핸드폰도 있고 하다못해 비명을 지를수도 있었다. 오죽하면 테이저건을 가해자에게 빼앗겼다는 가짜뉴스도 돌겠는가... 여경들이 필요없는 존재가 아닐텐데 소수의 저런 아마추어같은 사람들이 늘 다수의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2&oid=586&aid=0000031415
일부의 의견이긴 하지만 이 일을 여성혐오라며 왜 '여경'이 문제라고 하느냐는 사람들은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 시민을 내팽개치고 자신만의 안위를 위해 현장을 박탈한 경찰관은 남자든 여자든 자격이 없으며 몸을 쓰고 누군가를 제압해야하는 일을 '나말고 다른 사람'이 해야된다고 생각하는 경찰이 있다면 그는 경찰복을 벗는게 그나마 남은 동료들을 배려하는 길일거다. 권한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여경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지만 여경도 남경과 똑같은 기준으로 발탁해야하고 발탁후에도 훈련에서 제외해서는 안된다. 남경에 비해 여경이 잘하는 분야도 분명히 있고 또 전체 경찰조직을 위해서도 여경이 필요하지만 여자라는 이유가 핑계거리가 되서는 안된다는거다. 아래 가족 청원글을 보니 남경도 일부러 천천히 올라온 것이 분명해 보이며 언론에 알려지기 전까지 경찰들이 가족들을 협박했다는 것으로 보아 이 사건은 비단 여경 한명의 문제가 아니라 경찰조직 전체의 문제로 격화될 조짐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범죄자의 인권을 지나치게 존중하며 경찰들의 자기방어권을 인정해주지 않는 문화도 분명 문제가 있고 같은 맥락에서 정당방위의 범위가 지나치게 좁은것도 그 궤를 같이한다. 이 일이 단순 층간소음 문제가 아니라 4층에 이사온 남자가 여러번 문제를 일으켰고 경찰이 출동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며 결국 시간문제였을뿐 언젠가는 발생할 일이었다는 점에서 경찰이 초등대처에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아도 마땅하다. (이 사건이 일어나고 불과 몇시간후 데이트폭력에 시달리던 여자분이 또 전남친에 의해 살해당한 일이 있었음) 항상 살인사건은 늘 조짐을 보이는데 그걸 알면서도 막지 못했다는게 참....
https://pann.nate.com/talk/363703779
우리나라에서 공무원을 최고의 직업으로 쳐주는 문화는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며 문재인정부에서 포화된 공무원조직을 늘리기위해 결정한 것이 바로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등 특수공무원을 늘리는 일이었다. 아마도 그 덕에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으로 임용이 되었을텐데 일반공무원과 달리 경찰관이나 소방관은 분명 요구되는 직업윤리가 있었으며 직무 적합도가 필요한 일이었다. 단순히 안정성을 바라고 정년이 요구된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부적절한 사람들이 공무원에 발탁되었으며 경찰이 위험한 상황에서 도망친 것은 비단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나는 최근에 역시 공무원이 되려는 일념하에 교사가 된 분을 알게 되었는데 그녀는 공무원이 되길 바라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시험을 보고 교사가 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을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자신의 성향과 맞지않는 일을 하는통에 그녀는 늘 일이 지겨웠고 언제나 학생들에게 짜증을 냈으며 당연히 학교에서의 평가도 나빴다. 직업을 고르는데 돈과 안정성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지만 무엇보다 적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제 세상이 바뀌어서 싫은 일을 평생 하면서 살 수는 없다. 직업을 고르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가와 더불어 그 일을 잘하는지 여부다. 좋아하는 일을 심지어 잘하기까지 한다면 그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며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일을 좋아하던가, 아니면 잘하던가 둘 중 하나는 갖추어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xjqgZHQTry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