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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휴 Dec 03. 2020

BTS #1.

내겐 유명한 초등학교 동창이 몇 명 있는데 그중 한 명이 바로 방시혁이다.

그 애의 초등학교 때 모습은 연예계와 정말 거리가 먼 내성적인 모습이었는데 이렇게 엄청난 그룹을 키워내는 사람이 되다니 정말 아이의 미래는 어릴 때 재단할 수 없는 것 같다. 나도 우리 아들이 심하게 내성적이라 고민인데 결국 그 내재된 파워로 뭔가를 만들어내나 싶다.

그 방시혁이 만들어낸 그룹이 바로 방. 탄. 소. 년. 단. BTS이다.


며칠 전 BTS가 또다시 빌보드 1위를 해서 화제가 되었는데..  노래뿐만 아니라 앨범도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르고, 앨범 수록곡 8곡 중 7곡이 전부 빌보드 핫 100위안에 진입을 해서 이젠 BTS가 노래를 내는 족족 빌보드에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1위를 했을 때만 해도 영어노래라서 가능하다며 폄하를 한 방탄 안티들이 있었는데 이번에 1위를 한 <Life goes on>은 정말 한국 노래답다. 영어 가사가 조금 들어가 있긴 하지만 거의 다른 한국 가요와 비슷하고 군무가 화려하거나 노래가 역동적이거나 하지도 않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들지만 각자의 인생을 살자(삶은 계속되어야 한다)"뭐 이런 느낌의 가사다. 이 노래는 RM과 슈가, 제이홉이 작사/작곡에 참여해 그들 모두 또 다른 빌보드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다. (가수 말고 작사/작곡가로도 이름을 올림)

나는 몇 년 전 한국에서 BTS광풍이 불 때, 도대체 이 가수들이 왜 인기가 있는 건지 몰랐다. 노래가 귀에 휙휙 와 감기는 후크송이 있는 것도 아니요. 멤버들이 모두 꽃미남인 것도 아니요, 3대 기획사에서 나온 그룹도 아닌데 왜 그렇게 좋아하냐고 10대들에게 물어보니 가사가 남다르단다. 그래서 유심히 가사를 보게 되었고 정말로 사랑노래 일색이던 가요계에서 튀는 가사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중심에 RM이 있다는 것도. RM은 방시혁이 BTS멤버들 중 가장 먼저 발탁한 인재인데 정말 영재의 전형이다. (뇌섹남에서 보고 알게 되었음) RM이 5학년 때 쓴 글을 우연히 보았는데 일반 5학년은 절대 쓸 수 없는 문장이다. 뷔가 부산 출신이고, 끼와 흥이 많다는 것. 제이홉이 오뚝한 콧날 때문에 성형의혹을 많이 받지만 자연미남이라는 것. (방탄 멤버 전부 성형수술을 한 적이 없음) 지민이 무용쪽 영재로 수석 입학했으며 정국이 노래뿐 아니라 미술, 사진 등 못하는 게 없다는 것. 진은 BTS 중 맏형이고 배우를 뺨칠 정도로 잘생겼다는 것. 슈가가 최근에 어깨 수술을 받은 것 정도가 내가 BTS에 대해 아는 모든 것이다. 나는 아미가 아니라서 BTS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BTS 때문에 수혜를 받는 국민의 한 사람임은 분명하다.


70년대생들은 공감할 것이다. 우리가 어릴 때는 국산이 좋은 물건이 아니었다. 일제 문구류를 가지고 있어야 부러움을 받았고 전자제품도 일본산이 최고였다. 88년에 맥도널드가 처음으로 압구정에 문을 열었을 때 미국 햄버거 한번 먹어보겠다고 장사진이었고 made in Korea는 불량품이라는 동의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국산품이 곧 "품질보증"상품이 되었고, 삼성과 LG가 일본을 제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조업으로부터 시작된 이 바람이 스포츠를 거쳐 지금은 패션, 화장품, 노래, 영화까지 안 미치는 구석이 없다. BTS덕분에 빌보드가 한국의 멜론 차트와 비슷하게 느껴져 버린 지금이 (심지어 BTS의 신곡이 빌보드에서 1위 한 날, 멜론에선 2위에 그침) 얼마나 격세지감인지 젊은 친구들은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국과 같이 작은 나라에서 안 하는 운동이 없고 (축구에는 손흥민, 야구는 류현진, 수영은 박태환/심지어 최근에는 어떤 어린선수가 박태환 기록을 또 갈아치웠음, 피겨는 김연아, 골프는... 너무 많아 이하 생략) 운동하는 족족 세계 정상급 선수가 계속 나온다. 가전 쪽에서 삼성과 LG가 세계시장을 양분한지도 이미 오래전이다. 이젠 한국인이 오스카상 수상과 그래미상 수상(솔직히 BTS의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봄)을 동시대에 하는 걸 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이제 노골적으로 한국에 대한 질투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일본은 자기 밑이라고 생각했던 한국이 치고 올라와서, 중국은 자기 소유라고 생각한 한국이 치고 나가는데 분개해서.. 이유는 다르지만 하는 행동은 비슷하다. BTS가 밴플리트상 수상소감을 한걸 빌미삼아 중국이 BTS를 물고 늘어졌지만 결과적으로 BTS 이름을 더 알리는 계기가 되었을 뿐이다. BTS가 대체 뭐길래 현 세계 양대강국인 중국과 미국이 설전을 벌이는지 궁금해한 사람도 부지기수다. 90년대쯤 그런 예언이 있었다. 한국은 호랑이 지형이고, 민족 자체가 기가 세서 한국이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의 중심이 될 거라는... 그때 많은 사람들이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코로나를 통해 세계가 한국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때마침 BTS를 비롯한 아이돌 그룹이 북미시장에서 선전하고, 기생충이 온 영화제를 휩쓸고... 이미 한국은 여러 면에서 아시아의 중심이다. 문화대국인 줄 알았던 중국이 사실은 동네 깡패 수준이고, 일본은 양아치라는 걸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모두가 알아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정치는 4류다. 요즘 다른 분야가 선전하다 보니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혹시 사실과 틀린부분이 있으면 댓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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