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친구의 이야기

2030 피해자 비중이 75%를 차지하는 전세사기에 대하여

by 시일

문제의 심각성 때문에 23년 6월 전세사기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서, 국토교통부는 6개월마다 전세사기의 유형ㆍ피해규모 등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현안을 보고하는 보고서를 발급해 오고 있다. 25년 6월 보고한 '전세사기 피해 실태조사 결과 및 피해자 지원 현황'에 따르면 피해자의 절반 이상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으며, 60%의 비중을 차지한다.


스크린샷 2025-12-22 154813.png 피해 연령 분포, 국토교통부

그중에서도 20-30대 청년층 중심으로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많으며, 청년층이 피해자 연령층의 약 75%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황이다. 보증금 규모는 대다수가 3억 원 이하이며(97.46%) 전세가가 높은 서울과 경기, 세종 지역은 1억 원 초과 2억 원 이하, 그 외의 지역은 1억 원 이하가 보증금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다세대 주택, 오피스텔, 다가구 등 피해주택 유형은 지역별로 상이하고, 경매 등을 통한 금액 회수도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제삼자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어느 날, 오랜만에 친구와 연락이 닿아 이야기를 나누다 얼굴 한 번 보자며 약속을 잡았다. 저녁을 먹고 따듯한 커피를 마시는 중, 덤덤히 전세사기 피해자임을 이야기하는 친구를 보았다. 사실은 이런 일이 있었고, 이렇게 대처 중이고, 결혼을 앞둔 사람과 논의 중이라면서 말이다. 상태를 살피는 것을 제외하고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초년생에게 1억이라는 돈이 얼마나 큰 액수인지를 알기에. 심지어 단순한 1억이 아니라 0원에서부터 시작한 1억이었다. 9억에서 10억을 모으는 것과 0원에서부터 1억을 모으는 것은 같은 1억이라는 숫자이지만 난이도가 천지 차이라는 것을, 돈을 모으고 있는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누군가의 피와 땀, 귀한 시간을 이렇게 무참하게 빼앗아가버리는 사람들 필벌되기를 바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피해자가 그뿐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삶을 떠안아 살아가고 있었다.


처음 집을 구하러 다니다 보면 등기부등본 보는 방법부터가 굉장히 낯설다. 분명 한글로 작성되어 있지만 이게 우리나라 말인지 아닌지... 현실적으로 당장 나가는 목돈이기 때문에 걱정되고, 그래서 내가 이사 갈 때 제대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라는 불안감이 맴돈다.


상호 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따듯한- 발생할 일 없는 아름다운 그림이면 좋겠지만, 작정하고 속이는 자들에게 넘어가지 않기 위한 최대한의 안전장치를 걸어 두자. 임대인은 임대인일 뿐이다. 그 임대인도 임차인이 있어야 계약이 성사된다. 임차인이 본인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다며 끌려가는 수밖에 없다. 계약서에 나를 지키기 위한 기본적인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망설이지 말자.


전세사기는 나와 가까운 사람의 이야기가 될 수 있고,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6. 주거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