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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재 Feb 27. 2022

봄날의 독서

-감천 문화마을

      

알 수 없는 이름으로 가득한 길을 펼쳐봅니다 오전을 밀어내며 걷는 길 따라 당신의 말들이 따라오며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길의 끝 마을 소행성에 내린 어린 왕자* 읽을 수 없습니다  낯선 당신의 표정 같아서      


끝 사랑 안쪽에서 온 첫사랑

설렜던 어제의 내가 지나갑니다

씨앗 호떡 향진한 길을 지나쳐 당신이 오지 않은 곳으로   

  

나는 무거운 외투를 벗고 바닥에 앉아 덧없는 것들을 바라봅니다 

당신의 다정한 말들을 길 위에 있는데도 읽을 수 없어 일어섭니다    

   

잎사귀가 싹을 틔우듯 당신의 말들이 솟아나는 벽화마을   

    

관광객이 무리 지어 가는 쪽으로 소란들이 자라고 길은 벽이 가로막아 당신의 말소리 들리지 않습니다 받아 적을 수도 없습니다 숲 깊은 통로를 지나 들리는 곳으로 붉은 별 달아주던 소행성 b612 그 위 다다를 수 없는 당신의 표정이 지나가는 한 낯  

     

말들이 오고 있습니다     


한 시절 그 숲에서 잃어버린 풋사랑이 있는 벽과 벽 

간격이 좁혀지며 당신의 말들이 오고 있는 쪽으로

나는 누군가 흘리고 간 손수건처럼 휘날리고 있습니다   

        

*사진 찍기 좋은 곳에 어린 왕자와 사막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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