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이태리, 시간을 걷다
천 번의 굽이길
SS163도로 천천히 가다보면
빛깔이 나를 갖는 듯
또 다른 빛깔에 내가 들어 있다
어디선가 본 듯
언젠가 만난 듯
하양의 집과 비취의 기억
젖은 눈망울로 빛을 갉아낸다
시간을 잊은 지 오래
절벽에 무겁게 올라온 건물들
빛과 색을 모아
폭포처럼 지중해로 떨어지는 한 낮
기억나지 않는 어제와
까마득한 내일이
생각을 잠재우고 있다
잡히지 않으며 아른거리는
만져지지 않고 지나가는
풍경에 미끄럼을 타다
그만, 포지타노에 가려던 길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