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나에게 물어보네
긴 여행이 무엇을 남겼는가 물어보네
나는 다수의 사원을 가고
타이향이 물씬 나는 로컬 식당을 다니고
거리에 앉아 이국의 과일들을 먹고
다국의 사람들의 행렬을 보았네
삼백아홉개의 계단을 올라가
안개에 휩싸인 도시에
어둠이 무사히 안착하는 것을 보았네
그리고 도시가 빛나는 것도 보고야 말았네
공항에서 시내까지 십여분 밖에 되지 않아
아침이면 비행기 소리로 깨어나던 작은 도시가
별처럼 반짝이던 밤을 기억하네
수많은 여행자들 속에서 떠밀려가며
선데이 마켓 색색의 천막이
해지는 저녁을 이고 있는 것을 보았네
긴 여행이 남긴 것은 어느 관광지의
찬란한 풍경보다는 일상이 무거워질 때
문득 떠오르는 이런 소소한 기억들이라고 대답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