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 숲 Dec 27. 2019

동백 보러 가는 길

-다른 꽃들이 다 지고 난 뒤, 추운 겨울에 홀연히 피는 꽃이 있습니다

겨울 제주는

오랜만이었다


갑작스러운 폭설, 중산간에서

장갑도 없이 체인을 갈며 한동안

찾지 말아야지 했는데.


추운 계절에 피는 꽃

동백을 보러 갔다


동백꽃이 피면

차가운 공기는 챙그랑

조각 얼음이 되어 공중에서 부서진다


한기 사라진 동백꽃 그늘 아래

자리를 잡고 한나절을 보내고 싶었다


그러면 동백의 말소리를 들을 수 있을 테지

저마다 꽃을 피우는 때가 다르다

그러니 그대들도 슬퍼하지 말기를


한 나무에 피는 동백도

각기 다른 시간을 기다려

피고 지고 한다

그러니 그대들도 슬퍼하지 말기를


동백꽃의 말을 들으러

겨울 제주, 동백을 보러 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간이 시간을 바라보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