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글 모음 5
13. 나에게
울고 싶으면 울어. 괜찮지 않으면 괜찮지 않다고 말해. 상처받았을 때 아픈 건 당연한 거야. 애써 숨기려 하지 않아도 괜찮아. 너의 힘듦은 아무나 이해할 수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계속 설명해야겠지. 네가 너 자신 그대로 존재하기 위해 홀로 서는 것도 괜찮겠지만 너는 그러지 못하잖아. 누군가의 지지가 있어야 일어설 수 있다면 누군가를 설득해야지. 벌써 지쳐버리기엔 갈 길이 멀다. 그래도 너무 노력하지는 마. 네 몸과 마음이 가장 중요해.
14. 외로움 그리고 분노
양손으로 눈과 코와 입을 막고 있는 것 같은 외로움이야. 외로움이야. 명백한 외로움이야. 툭 치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눈물도 외로움에 생긴 거야. 결국에는 아무에게도 진짜를 말할 수 없지. 사실은 가려져야만 해. 나의 아픔을 떠드는 것은 오묘한 환상을 줘. 치유적임과 동시에 해악적이지. 신기하게도 해악적인 것이 나에게 묘한 즐거움을 줘. 아프다는 말과 괜찮다는 말이 공존하는 상태. 아파도 괜찮아 괜찮아. 인정할 수가 없는 말이야. 화가 나는 말. 내가 나에게 해주어야 한다는데 도무지 하고 싶지 않은 말이야. 그냥 아프지 마. 아파도 아닌 척 해. 들키지 마. 들키지 마 제발. 그러다가도 이내 아픔을 전시하며 반응에 기뻐하는 나. 이런 내가 싫구나. 이 글을 쓰며 깨달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