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멀어지는 중입니다.

세 자매에서 외동딸이 되고 싶은 이유

by 냠냠

가족이라는 이름이 더 이상 위로가 되지 않을 때


어릴 적 우리는 늘 함께였다.

같은 공간에서 자라고,

같은 기억 속에 머물렀다.


다투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많이 웃었고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기며 자랐다.


말을 아끼며, 상처도 함께 삼켰다


자매였기에,

가족이기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삶의 방향이 갈라지고

각자 가정을 꾸린 지금,

우리의 말에는 선이 생겼고

표정엔 조심스러움이 깃들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넉넉하고,

누군가는 빠듯하고.

누군가는 자신 있고,

누군가는 눈치를 본다.


비교하지 않으려 해도

마음은 자꾸 스스로를 비교하고

작아진다.


다정함에도 피로가 쌓여간다


연락은 이어지지만

속마음은 다 닫힌 채

우리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언뜻 보면 평화롭고

겉으로는 아무 문제없어 보인다.


하지만

만남이 부담이 되고

대화가 조심스러워질 때,

그건 이미

조용한 단절의 신호인지도 모른다.


지키는 것보다, 지키지 않아도 괜찮은 거리를 택했다


나는 어느 순간

이 관계에서

나만 애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는 서운했고,

누군가는 당연했고,

그 사이에서

나만 무너지고 있었다.


그래서

선택했다.

말하지 않아도

내가 편안한 거리를.


가족이라는 이유로

끝없이 참지 않기로.


나는 조용히, 멀어지는 중입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이 거리.

그저

삶이 우리를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는 중일뿐.


나는 지금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멀어지는 중이다.


나를 지키기 위해,

내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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