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무너뜨리는 말 한마디, 다시 세워주는 끄덕임 하나
정신없이 하루가 흘러가는 날이 있다.
그럴 때 꼭 실수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말 한마디로.
매년 아이들을 만난다.
유치원생부터 청소년까지.
나이가 들어도 늘 새로운 세대의 아이들과 마주한다는 건
큰 기쁨이면서도
어쩌면 적응을 계속 요구하는 일이다.
아이들은 괜찮다.
진심을 느끼고, 금방 웃는다.
문제는 어른이다.
부모를 상대할 때
조심하려 해도 꼭 말이 엇나간다.
꼰대가 되지 않으려
요즘 유행하는 콘텐츠도 찾아보고,
아이들 또래의 관심사를 공부하며
공감하려 애쓴다.
그런데도
어느 순간,
툭 던진 말 한마디에
속이 무너져 내린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
억울하고 갑갑하고,
온 힘이 빠지는 날이 있다.
그동안 쏟아온 마음과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진 듯 허무해진다.
그럴 때면
조용히 가방을 던져놓고
산책을 나간다.
그리고 같은 일을 하는
선배에게 전화를 건다.
나보다 조금 더 오래 견뎌온 사람.
말이 오가고,
눈물이 잠깐 고이고,
조금씩 마음이 진정된다.
말로 상처받고,
말로 위로받는다.
말의 힘은
참 무섭고도,
또 참 따뜻하다.
그래서 요즘 나는
말을 조금 아끼기로 했다.
대신
미소를 짓고,
가만히 끄덕이는 연습을 한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전해질 때가 많다는 걸
조금씩 배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