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2019.11.15 독후일기1

by 박모니카

’미국 호러소설의 왕(King of Horror) 스티븐 킹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렇게 써 있는 수 많은 검색글은 나를 소설세계의 무지로 넣어버렸다.


글쓰기 수업에 참여하면서 처음 소개 받았던 책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을 인터넷 검색어로 찾았다.

세번이나 보았던 영화 ’쇼생크탈출(1994,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 주연, 팀 로빈슨, 모건프리먼)‘ 원작자임을 알고 급 구미가 당겼다.


이 영화는 감옥 쇼생크에서 억울한 수감생활을 무려 19년이나 한 주인공 앤디(팀로빈슨)가 마침내 탈옥에 성공하고, 이를 회상하는 레드(모건프리먼)의 나래이션이 그 중심에 있었다.

스티븐 킹의 작품 ’사계‘에 수록된 ’리타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이 원작이라고 했다.


특히 영화의 명장면에는 앤디가 감옥 내 죄수자들에게 들려준 음악이 있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저녁 산들바람은 부드럽게‘

영화에서 들려오는 이 음악은 통제되고 억압받는 물리적 환경 속에서 자유를 향한 인간정신의 갈망과 의지를 잘 표현해 주었다고 기억한다.


지금도 때때로 이 이중창을 들으면서 탁상 위에 발을 걸치고 은근한 미소로서 음악을 들었던, 교도소내의 모든 사람들을 음악이 주는 자유의 세상을 만나게 해주었던 앤디의 모습을 생각한다.


이런 영화의 원작가 스티븐 킹은 글쓰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어떤 말로 글을 써 보라고 유혹했을까?


책을 산지 두 달여 만에 읽기를 끝냈다. 이곳저곳 책을 놓고 읽는 습관이 있어 집중독서를 하지 못하는지라, 저녁에 시간 날 때 마다 누어서 편안한 맘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지라 더 시간이 걸렸다.


책의 서술부분은 크게 4단계이다.(옮긴이의 말 p.354를 그대로 옮김)


스티븐 킹 자신이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자서전 형식으로 서술

창작에 필요한 자세와 작가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도구 얘기 부분

창작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부분

이 책을 쓰는 도중에 일어났던 교통사고와 그 결과로 얻은 깨달음을 서술


첫 장부터 유혹되진 않았다. 글쓰기의 비법이 바로 써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어린시절의 묘사는 한편의 단편소설처럼, 말 그대로 스티븐 킹이 왜 호러킹으로 불리워졌는지 그 첫단추를 알 수 있었다. 정말 재밌게 이야기가 전개됐다.

특히 학교에서의 여러 에피소드는 ’대책없는 글재주‘를 가진 한 소년을 최고의 작가로 만들어준 토대가 되었고 이는 우리의 학교와 교육현실에서 모두가 함께 생각하고 느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글쓰기란 무엇인가.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에 내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가기 전에 연옥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더라도 그곳에 대출도서관 하나만 있다면 얼마든지 견딜 수 있을 것이다.“


기회만 있으면 책을 읽는다고 했다. 많이 읽어야 쓸 수 있는 체력과 정신이 생긴다고 했다. 글쓰기가 인기투표 하는 것도 아니고 세차를 하는 것도 아니다.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책을 덮고 다른 일을 하는 편이 낫다고 했다. 그만큼 글쓰기는 진정성이 기본이어야 된다.


-글쓰기에서 자기가 가진 최선의 능력을 발휘하려면 연장들을 골고루 갖춰놓고 그 연장통을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팔심을 기르는 것이 좋다. 자주 쓰는 연장들은 연장통의 가장 위층에 놓는데 그 연장이 글쓰기의 원료라 할 수 있는 낱말이다. 그러나 이 어휘력을 키우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는 없다. 책을 많이 읽으면 저절로 해결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단지 화려하게 치장하려고 쉬운 낱말을 쓰면 왠지 창피해서 어려운 낱말을 찾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고 마땅히 부끄러워 해야한다.(p.137-141)’


‘때론 미완성 문장으로 멋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문법적으로 올바른 문장만 연달아 쓰다보면 글이 너무 딱딱하고 유연성을 읽게 된다. 언어도 날마다 넥타이를 매고 정장 구두를 신을 필요가 없다. 글쓰기는 유혹이다.(P. 163)'


여러 문체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기만의 문체를 개발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 폭넓은 독서를 하면서 끊임없이 자기 작품을 가다듬어야 한다. 책을 별로 안 읽는 사람이 글을 쓰겠다면서 남들이 자기 글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터무니없는 일이다. 작가는 되고 싶은데 독서 할 시간이 없다고 말할 때마다 꼬박꼬박 5센트씩 모았다면 지금쯤 맛있는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p.179)


독서가 정말 중요한 까닭은 우리가 독서를 통하여 창작의 과정에 친숙해지고 그 과정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사람은 작가의 나라에 입국하는 각종 서류와 증명서를 갖추는 셈이다. 책을 많이 읽을수록 여러분이 펜이나 워드프로세서를 가지고 쓸데없이 바보짓을 할 가능성도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p.183)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첫 번째 지상과제는 바로 독서임을 작가는 끊임없이 전했다.

나도 역시 공감도 천배 만배의 심정으로 책을 읽었다.

책 읽기에 유혹을 느끼는 단계를 지나면 저절로 책 쓰기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까.

한번 읽기로 부족하니 침대 머리맡에 두고 종종 넘기며 삭혀야겠다. 야금야금 먹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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