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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모니카 Jun 13. 2024

당신봄날 아침편지56

2024.6.13 박노해<위기 앞에서>

작가 이기주는 <언어의 온도>라는 책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는데요, 그 후로도 <말의 품격> <글의 품격>, 신작 <보편의 단어>에 이르기까지,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좋은 모델이지요. 책의 이름은 다르지만, 실제로 책의 내용을 보면 작가의 일상과 맞물려진 사유, 그 결과로 나온 말과 글이 각기 다른 온도로 독자들에게 다가옵니다. 우리가 언어라는 기호를 사용하면서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혼자 살아야 되는 세상이라면 굳이 필요 없을 것이 언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봄날의 산책 신간출간작가의 작은 북 콘서트가 있었는데요, 그 작가의 유쾌하고 주저함 없는 말품과 자신감이 멋있었습니다. 제 책무가 아니면 앞서서 얘기하는데 늘 주춤거리는 저와 참 다르다 생각했지요. 그녀의 자신감 있는 언행은 아마도 타고난 본성일거예요. 부모님의 축복을 받은 그녀~~^^.      


제 주변 지인들은 말 한마디에도 품격을 지닌 분들이 많습니다. 글과 말로 이루어지는 언어의 품격을 갖추는 일, 참 어려운 일이어서, 그분들과 가까이 있는 일상으로도 감사할 일입니다. 특히, 말로 표현하는 유려한 말품 능력이 있는 분들 중 제 일생의 동지도 있습니다. 자신이 아는 지식을 상대방이 잘 이해하도록 전달하는 데 특별한 재능과 해박한 지식이 있으니까요. 때로는 속으로, ‘정말 말은 끝내주네’라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그와 대화를 나눈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의 부드러운 성품과 말품에 놀랍니다.     

 

‘언위심성(言爲心聲)’이라고 하지요. 말은 마음의 소리라는 뜻입니다. 이기주 작가도 말했더군요. “사람이 지닌 고유한 향기는 사람의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라고요. 말품이 부족해서 듣는 자세라도 잘 갖추고 살고자 하는 저로서는 오늘 글 한 줄을 읽어도 소리내어 읽어봐야겠습니다. 물고기에 스며든 바닷물결처럼, 새의 깃털에 새겨진 구름조각, 꽃에 그려진 제 얼굴처럼 될지 모르니까요. 아주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요... 박노해의 <위기 앞에서>입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     


위기 앞에서 – 박노해     


수문심인 修文深仁

인문을 널리 닦고

인의를 깊게 하기     


함장축언 含藏蓄言

말은 안으로 품어

꽃망울로 쌓아가기     


거망관리 遽忘觀理

분노를 다스려 잊고

이치를 헤아리기     


지지지지 知止止止

그칠 데를 알아서

멈춰야 할 때 멈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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