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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모니카 Jul 22. 2024

당신봄날 아침편지95

2024.7.22 박인걸 <그때 여름밤>

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되는 주간, 가족들은 여행계획을 톡으로 말씀 하시네요. 소위 ‘바캉스(휴가-영어: vacation , 프랑스어: vacances )’로 맘이 들뜨기 시작하겠습니다. 한 지인의 글 중에 바캉스 대신 ‘호캉스’라는 용어가 있었는데요, 어떻게 보낸 휴가인지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활동과 장소는 다를지라도 저야말로 ‘호캉스’를 자유롭게, 제 맘대로 즐길 수 있는 공간 ‘말랭이책방’이 있어서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인지... 특별한 계획한번 세워볼까 궁리중!!     


어제는 새벽부터 일몰까지 여름바다풍경을 보내주는 지인의 사진덕분에, 고군산군도를 찾았는데요, 일요일 오후여서 그런지 매우 한산하다고, 장자도 마을 회장님의 푸념소리만 듣고 왔네요. 게다가 섬에서 나오는 해양쓰레기가 산적해있는 모습만 보았지요. 행정의 발길이 작동되지 않는다고, 섬사람들의 환경의식이 없다고...이런 상황은 제 고향 위도에서도 종종 발견되는 일이었는데, 고군산군도의 상황을 보니 정말 걱정이 됩니다. 이 여름 방문객들과 그들을 맞는 섬사람들이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버튼이 함께 작동되기를 바랄뿐입니다.     

오늘 새만금 해창갯벌에서 특별 미사가 있다는 소식을 받고 공유하면서, 귀가길에 새만금 수문일대와 수라갯벌 등, 군데군데를 둘러보았습니다. 저야 곁다리로 둘러보며 풍경사진 담는 잿밥에만 관심있지만 남편의 눈에는 좀 다르겠지요. 그런데도 각시 사진 잘 찍어보라고, 절대 하면 혼 날 일 중 하나, ‘먹이활동하는 새들 곁에서 소리내지 않기’를 깨트리며 각시웃음 한번 보려고 애쓴답니다. 백로와 저어새가 나는 모습을 담고 싶었는데, 뜻밖에 갈숲에 숨어있던 고라니가 튀어나오는 바람에 모든 생물들이 깨어나며 수선스러웠습니다. 혹시라도 오늘 해창갯벌 쪽에 가신다면 미사행사에도 들여다 봐주시고, 아름다운 원시림세상도 만나보세요...

박인걸시인의 <그때 여름밤>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그때 여름밤 박인걸     


그해 밤꽃 피던 여름밤

별들이 무리 지어 흐르던 밤

달빛이 고고히 빛나던 밤

시원한 바람이 옷깃 스치던 밤

아무도 없는 밤길을 혼자 걸으며

멈춰 있는 시간을 혼자 즐겼네.

속삭이는 별무리와 하나 된 나는

꿈과 희망을 쏘아 올리며

가슴에 간직한 나만의 비밀을

하늘 향해 큰 소리로 털어놓았네.

풀벌레도 이미 잠든 숲에는

나뭇가지 사이로 달빛만 흐르고

아무도 몰래 피는 들꽃 무리가

길 걷는 나에게 향기를 뿌렸네.

누구도 느낄 수 없는 나만의 감동

그해 여름밤은 마법 같은 시간

나만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엮어

일기장 구석에 걸어 두었네.

이밤도 그곳에는 그때 그 순간이

고운 이야기들로 펼쳐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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