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5 이상국 <봄을 기다리며>
우리나라 성인 50% 이상이 1년에 책을 한권도 안 읽는다고 하지요. 그럼에도 코로나 이후 동네책방의 수는 많이 늘어나고 있고요, 결론은 책을 읽는 사람의 수도 분명 늘었겠지요. 왜 글을 읽어야 하는가. 왜 책 형태의 글을 읽어야 하는가. 요즘 세상은 다양한 지식구축시스템이 있는데, 왜 굳이 책 이어야 하는가.
보통 인간이 문자를 사용한 것이 5-6쳔년 전 정도라고 하지요. 문자를 사용해서 문명을 이룬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를 아주 조금이라도 생각해보면 그 중요성을 느낄수가 있지요. 반드시 책을 신성한 물체로서 의미를 둘 필요는 없지만, 말이나, 여행, 영상 등의 다양한 시스템을 압도하는 책의 장점을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제도 날씨가 좋아서였던지 책방에 들어온 몇 팀의 손님들은 책을 마치 박물관의 진열품보듯이, 눈으로만 스쳐보았습니다. 어떤 책이든지 만져보고 읽어보라 권해도, ‘아니예요. 괜찮아요’라고 말 할 뿐이었죠. 마침 책방에서 행정일을 하며 바빴으니 망정이니, 한가로웠다면 혼자서 별스런 푸념이 다 나왔을 정도였지요. 그래도 말랭이 책방을 기억하겠지 싶어서 나가는 발걸음마다 선물로 과자 하나씩을 드렸습니다.
지인들(10명)과 오늘부터 새해 첫 책읽기 ‘고전읽기 1탄, 논어’를 시작합니다. 각 개인이 좋아하는 문구를 단톡에 올려서 서로 글을 공유하고 댓글로서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독서죠. 저는 독서 중매쟁이로서 매일 논어 문장을 포스팅해야하는 책무감도 있지만, 이 또한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지인들 덕분에 논어를 통해 ‘고전이 현대를 살린다’는 표제 하나를 얻지요.
오늘 제가 선택한 첫 글은 <지지자불여호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호지자불여락지자(好之者不如樂之者)>입니다. 여러번 올렸던 글이니, 뜻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이제는 머릿속에 저장하여 안보고 말하고, 안보고 써보는 행위도 해보시면 어떨까요. ^^ 1일 1문장 포스팅 해드릴께요. 물론 이 활동은 참여한 지인들이 박재희작가의 <1일 1강 논어강독>을 전체 통독하는 날까지 지속되니, 최소 2개월 이상은 되겠지요...
이상국시인의 <봄을 기다리며>입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
봄을 기다리며 – 이상국
겨울산에 가면
나무들의 밑동에
동그랗게 자리가 나 있는 걸 볼 수 있다
자신이 숨결로 눈을 녹인 것이다
저들은 겨우내 땅속 깊은 곳에서 물을 퍼올려
몸을 덥히고 있었던 것이다
좀더 가까이 가보면
모든 나무들이
잎이 있던 자리마다 창을 내고
밖을 내다보고 있다가
어디에선가 "봄이다!" 하는 소리만 났다 하면
뛰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겨울에 둘러싸인 달동네
멀리서 바라보면 고층빌딩 같은 불빛도
다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