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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봄날아침편지273

2025.1.16 김민철 <모든 요일의 여행>

by 박모니카

오늘의 아침은 어제와 다른 아침인가요. 최소한 오늘 만큼은 분명 다를거예요. 12.3 대통령내란 이후 모든 국민이 잠을 제대로 잘수가 없다고 했지요. 한달이 넘도록 수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아마도 구치소에서 잠을 자야했던 윤씨의 신세처럼 기가 막힌 일도 없었을거예요. 오늘날 이런 윤씨의 행동이 있기까지, 어찌 혼자만의 망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같은 편이라고 하던 세력들이 끊임없는 충동질로 세력화하고 사이비종교화한 악의 무리들이 있지요.

저는 어제의 체포방송을 보면서 가장 큰 악의 축이 바로 언론이라고 생각했답니다. 대중매체의 잘못된 언어사용 빈도수가 높을수록 자기 생각이 빈약한 사람들은 스스로의 자각도 없이 얼마나 판단이 무능력해지는지를 바로 알수 있습니다. 어찌됐든 이 아침에 딴 세상에서 깨어났을 윤씨의 첫 마음이 궁금하군요.


오늘편지는 1004번째. 윤씨 체포가 없었더라면 오늘의 여행길에 천근만근 족쇄가 채워졌을텐데, 그나마 하늘이 제 편이었던지, 천사의 날개를 달고 특별한 여행을 갑니다. 군산보다는 따뜻한 부산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서요. 자가운전을 안해서 가는동안 잠도 자고 책도 좀 읽고요. 유홍준 교수의 책 한권을 열심히 읽고 가는데요, 혹시나 오늘 만나게 되면 얼른 싸인을 받겠습니다.^^


여행은 떠나기 전의 설렘이 절반이라는데, 저도 어제 가방 하나를 싸면서 약간 설렘이 있었지요. 지인이 챙겨준 이쁜 옷들을 슬쩍 입어보기도 하고요. 남편은 자꾸 옷을 사라 하는데, 저는 다른 일을 하고 싶어서 아낄일이 있다 했네요. 1년전 딱 이때, 딸 덕분에 멀리 여행 다녀왔었는데 이번에는 환경과 문화예술관련 특별한 사람들을 만나는 색다른 세계를 마주칠 예정입니다.~~ 오늘의 논어구절은 공자가 말하길, 돈보다도 중요한 것을 하며 살리라... 말씀하신 從吾所好(종오소호 –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리라, 술이편11)입니다.

김민철시인의 <모든 요일의 여행>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모든 요일의 여행 – 김민철


예전 책에

'여기서 행복할 것'

이라는 말을 써두었더니

누군가 나에게 알려주었다.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

'여행'이라고.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행旅行

목하 수행중이다

살을 째보기도 하고

피를 철철 흘려도 본다

말수를 줄여도 보고

명상에 잠겨도 본다

몸살을 앓아도 보고

오만 별 짓거리를 다해본다

허나 역시

참 수행은

길을 떠나는 것만큼

확실한 것은 없는 듯싶다

길이 곧 깨달음의 스승이다

다시

길 떠날 채비를 해야겠다

윤씨체포를 자축하자며... 학원샘들께 한 턱 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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