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5 박두진 <젊음의 바다>
요즘 우리사회의 화두 중 하나, 바로 ’이십대 청년들의 주인의식’입니다. 응원봉 탄핵봉을 흔들며 하드웨어만 추구하던 우리사회의 골격에 소프트웨어 물결을 넉넉하게, 흥겹게 흘려주는 그들의 열정과 미소를 봅니다. 기성세대인 저는 마냥' 다행이다 다행이다' 싶지요.
어제 제 학원에 소위 교생실습(요즘은 학원에서도 실습을 하지요.)차 교대생이 왔어요. 초등학생때 인연이 되어 교대를 갈때까지 영어를 저한테 배운 학생이기도 했지요. 학생들 앞에서 저는 그녀를 보고 00선생님 이라고 부르며, 학원수업을 시연해주었습니다. 저의 제자가 제 학원에서 학원생들에게 수업을 하는 모습이 참 신기했답니다. 선생님들도, 아주 오랜만에 젊은 물결이 들어왔다고 기분좋다고 하시더군요.
또 저녁에는 남편의 옷 하나를 사려고 쇼핑 몰에 갔는데, 남편의 체격에 맞게 코디해주는 청년이 어찌나 친절하고 센스있던지. 평소 새옷을 잘 사지 않아서 미적 감각도 없는 저희 부부에게 큰 안도감을 주었지요. 그 청년 덕분에 위로를 받은 남편의 표정이 밝아졌답니다.
돌아오면서 부모같은 마음으로 그들이 가진 젊음과 순수함을 칭찬하고 또 부럽기도 했지요. 젊어지고 싶은 욕심으로 제 아무리 용을 써도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인간의 꿈. 극한 동안을 자랑하는 몇몇 유명인들도 있지만 세월에 비례해서 젊음과 늙음을 인간에게 주시는 하느님의 이 작품세계는 참으로 평등하지요.
이제는 나이들어 생기는 주름 수의 몇배만큼, 젊은이들을 존대하고 그들에게 더 내어주는 연습을 해야겠다 싶어요. 이 세상 행복하게 살아온 제가 ‘양심’의 소리를 내는군요. 실천하라고요. 그래야 제 자식과 이 나라 청년들이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이 더 빨리 온다고요.
오늘은 윤 체포가 정말 이루어질까? 반신반의 하며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겠지요. 법을 공부하고 대통령까지 했다는 자가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한 순간에 파괴해버린 이 나라. 그래도 정말 다행스러운 것은 ‘법전 한 구절도 몰라도 사람사는 도리(道理)를 알고 있는 청년들’이 있는 한 희망이 있다는 사실이지요. 오늘의 논어구절은 <不恥下問 불치하문>-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공야장14장 –입니다. 박두진시인의 <젊음의 바다>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젊음의 바다 - 박두진
하늘에서 쏟아지는 바다다 밀어라
땅에서 쏟아지는 바다다 밀어라
바다에서 쏟아지는 바다다 밀어라
무너지는 우리의 사랑을
무너지는 우리들의 나라를
무너지는 우리들의 세기를 삼키고도
너는 어제같이
일렁이고
퍼렇게 입을 벌려 삼키는 아침의 저 햇덩어리
퍼렇게 입을 벌려 삼키는 저 달덩어리
달덩어리
언제나 모두요 하나로
착한 자나 악한 자
우리들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꿈도 자랑도 슬픔도
파도 덮쳐
너의 품에 용해하는
다만
끝없이 일렁이는
끝없이 정렬하는 무한 넓이
무한 용량
푸르디푸른
너 천길 속의 의지
천길 속의 고요로다.
군산 째보선창 산책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