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5.7 김지하 <새>
‘소멸해가는 작은 지역사회의 구심점으로 책방만한 문화공간이 없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의 다양성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곳을 열고 싶었다.’ 라고 말하는 책방주인(목포 포도책방대표 조경민씨)과 만났습니다. 이 책방은 지난 2월 목포의 근대역사 거리에 있는 오래된 목재건물(목포항 근처, 바닷가)에 오픈, 128명의 주인이 각자의 취향으로 서가를 꾸민 독특한 공간이었습니다. 조대표의 말대로, 포도알처럼 주렁주렁 각각의 작은 서가들이 한 곳에 모여 커다란 포도송이를 보여주는 듯 했지요.
목포는 군산과 매우 흡사한 도시인데요, 군산에도 째보선창과 해망동선창을 비롯하여 바닷가를 끼고 있는 구 건물들이 많아서, 군산에도 이런 형태의 책방이 있어도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한 개인이 하기에는 적지않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의 아이디어와 공동체를 대상으로한 문화실험에는 큰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본인이 군산에 와서 하기 전에 얼른 책방 하나 만들라는 그의 말에 알겠다고... 즐거운 목포여행이었습니다.
연휴가 끝나고 월요일 같은 수요일이네요. 학생들은 요일시차로 분명 엉뚱한 책을 들고 오겠지요. 오늘도 일찍 눈이 떠져서 할 일을 살피는데, 글자는 보이지만 실행까지 긴 한숨이 나오네요. ‘사는게 다 그렇지’라고 맘 한번 돌리면 다소 틈이 생기지만 영원한 해결책은 아니기에 버거운 오늘이겠거니 하며 저를 도닥이네요. ‘아자 아자’하면서요.
목포에 간 김에, 갓바위를 또 들렀는데요, 왠지 작년에 보았을 때보다 더 갓이 삭아버린 느낌. 하긴 또 1년이라는 시간속에서 바람도 바닷물도 얼마나 많이 바위의 갓을 스쳐 지나갔을까요. 그래도 갓바위와 더불어 펼쳐진 영산강 하구의 풍경은 노니는 갈매기들 만큼이나 평화롭고 따뜻했습니다. 벗들과의 추억사진 한 장 찍으면서도, ‘오늘 뿐이지. 언제 다시 온다해도 오늘 뿐이지’라며 순간의 시간에게 도장을 꾹꾹 찍으며 마음 그림 한 장, 갈매기들에게 던져주고 돌아왔네요. 그 추억으로 오늘도 열심히, 자유롭게 살아가요... 목포시인 김지하의 <새>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새 – 김지하
저 청청한 하늘
저 흰 구름 저 눈부신 산맥
왜 날 울리나
날으는 새여
묶인 이 가슴
밤 새워 물어 뜯어도
닿지 않는 밑바닥 마지막 살의 그리움
피만이 흐르네
더운 여름날의 썩은 피
땅을 기는 육신이 너를 우러러
낮이면 낮 그여 한 번은
울 줄도 아는 이 서러운 눈도 아예
함께 답새라.
아 끝없이 새하얀 사슬 소리여 새여
죽어 너 되는 날의 길고 아득함이여
낮이 밝을수록 침침해 가는
넋 속의 저 짧은
여위어 가는 저 짧은 볕발을 스쳐
떠나가는 새
청청한 하늘 끝
푸르른 저 산맥 너머 떠나가는 새
왜 날 울리나
덧없는 가없는 저 눈부신 구름
아아 묶인 이 가슴
입점주인 한 사람당 서가1-2개... 연간 임대료 3만원...
중고부터 새책까지... 전국에서 대기자가 줄 서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