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5.12 고영종 <오월의 詩>
분명코 저 새소리를 듣고서는 새벽도 어쩌지 못하리라. 합창하며 새 날의 귀를 흔들어대는 새의 수다소리에 저도 무언가에 홀린 듯 눈을 뜨고 월명산 아침 기상을 바라보네요. 새들도 거짓말을 할 줄 알까. 아마도 과학자들은 그렇다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사람들의 귀가 식별 할 능력이 없으니, 정말 축복인 듯싶어요. 드디어 오늘부터 말의 시간들이 왔어요.
다름 아닌 대통령선거 중 정식홍보기간 시작. 대선공약으로 수없이 많은 말을 쏟아 내겠지만 새의 소리에 참이 있는지, 거짓이 있는지 구별할 수 없는 것처럼, 어쩌면 우리도 대선후보들의 언어에 이미 젖어 있는지도 모르지요. 그럼에도 다시 한번 믿어보며, 그들의 말에 중심을 두고 들어봐야 합니다. 정말로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싶으니까요.
저의 소소한 편지 한 장을 받고서도 글 속에서 진실됨을 믿어주시니, 멀리서도 책방을 찾아와 주셨겠지요. 어제도 잠깐이나마, 그런 독자분이 오셔서 달콤한 수다의 시간이 있었답니다. 책방에 있는 책들을 보시며, 같은 문화코드를 찾아내는 그분들에게, 언제든지 책방담소를 허락한다고, 문 열고 들어오셔서 서울에서의 독서모임을 책방에서도 할 수 있는 기쁨이 있길 바란다고 말씀드렸죠. 올해가 가기 전, 꼭 그런 시간이 만들어진다면...
주말 동안, 친정과 시댁가족들을 만날 일이 있어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는데요... 저의 뿌리가 부모와 그 형제에게 있음을, 그래서 얼굴 보며 이런저런 옛 얘기를 나누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했던지요. 이제는 혈육이라는 가족을 벗어나, 지금 이 순간 나와 연결된 모든 이가 가족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마도 지금부터라도 제 삶의 공간에 특별한 방 하나씩을 만들어두고 싶은 마음에서 일거예요. 책방의 모습에 새로운 기획을 준비하면서, 내실에는 가족 같은 지인들을 위한 특별공간들을 만들어 나가려고 생각 중입니다. ^^
월요일, 오늘이란 시간도 다시 만날 수 없는 특별한 방. 일정표를 보니 할 일이 제법,,, 저만의 색깔로 이 방을 채색해 보겠습니다. 고영종시인의 <5월의 詩>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5월의 詩 - 고영종
피곤함도 모르는 하늘이
아끼던 산문을 토해내는
잠겼던 숲이
깨어나 詩가 되는 계절
물 오른 노루가 엉덩이 씰룩거리고
바람 향해 아양 떠는 풀잎이 간지러운
퍼 올리는 사랑의
어머니 대지가
백만 송이 장미 피워내는 5월에
고요한 산은 가슴 치며 울어 간다
아끼던 계절에 왜 앉아만 있었는가?
부르짓던 그 날에 이름마저 접었던가?
쏟아내던 가슴으로 눈물마저 참았던가?
구김살도 없는 대지는 더욱 싱싱하고
바람에 몸 누이는 풀잎도 깨어나는데
이제 샘가로 가서 눈을 씻자
두 손 모아 숨겨둔 기억을 먹자
하나의 5월은 고요하게 깨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