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5.14 정우영 <햇살밥>
-세상에 뭐 화끈하고 대단한 대선약속하나 내어 보라는데, 그런 것은 말이 앞서는 것입니다. 실천이 중요하지요. 아주 작은 민원부터 처리하고 그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일, 시장이면 시민을 살피고, 도지사면 도민을 살피고, 대통령이면 국민의 마음을 살펴서 신속하게 실천하고 또 뭐 어려운 일이 없는가 먼저 살펴보는 일, 그것이 나라의 공무원이 하는 일입니다. 저는 주권자 국민이 명령하는 일을 수행하는 공복, 마름일 뿐입니다.-
대선 후보 이 00의 말입니다. 특히, 그가 내세우는 실용주의와 편 가르지 않기에 이론이 아닌 실천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믿고 있기에, 요즘 그의 연설을 귀 기울여 듣곤 하지요. 심지어 운동화 하나에도 빨강과 파랑을 섞은 디자인이 보이고, 연설하는 단상에도 두 색이 배합된 엣지있는 도안이 보입니다. 양 극단으로 치닫는 이 사회에 적어도, 대통령을 준비하는 사람이 마음가짐 하나는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선후보들이 반드시 해야 할 첫째 덕목으로 ‘책 읽기’라고 생각하는데요, 그중 <논어>는 필히 읽어보고 자신에게 적용해야 할 부분들을 습득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대통령과 그렇지 않은 대통령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나고 그가 펼치는 정책의 바탕이 되고, 결국 정책의 결실을 받는 이는 우리 국민이기에 더욱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역을 가르고, 색깔로서 도배질하는 그런 정치인이나 정책은 이제 소멸시켜야 합니다. 공자도 말하길,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라고 했지요.
어젯밤 꿈에 어느 마을의 어느 주택 위에 푸른 호박잎 줄기와 노란 호박이 주렁주렁 열려서 사진을 찍으려고 달려갔습니다. 그 옆에는 빨간 녹슨 우체통이 예스럽게 있었고요. 아마도 오늘 왠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그 풍경,,, 서로 다른 색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며 저를 불러들이는 것을 보며 분명코, 사소한 일이지만 가치로운 그 무언가가 저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군요. 작고 아담하고 사소한 풍경으로 맘이 셀레는 오늘이 되시길... 햇살 같은 벗과 함께 맛있는 햇살밥을 드시면서요. 정우영시인의 <햇살밥>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햇살밥 – 정우영
저이는 어찌 저리 환할까 기웃거리다가, 드디어 비결을 찾았어요. 날마다 맑은 햇살 푸지게 담아 드시더군요. 설거지한 그릇 널어 바짝 말리고는, 마당 그득히 쏟아지는 햇살 듬뿍듬뿍 받는 거예요.
햅쌀보다 맛나고 다디단 햇살들을요.
봄에는 봄 햇살, 여름에는 여름 햇살, 가을 겨울에는 갈겨울 햇살, 그릇에 넘치겠지요. 구름 그림자 놀다가고 바람은 자고 가고 꽃냄새, 두엄 냄새는 쉬었다 가겠지요.
이보다 영양가 높은 곡식 달리 더 있을까요. 아무리 비우고 비워도 또 고봉으로 쌓이지요. 위봉산 넘어온 저 햇살들, 자연의 찬란한 햅쌀들.
함께 사는 소양이하고만 먹기 아까워서 여기저기 기별합니다. 냥이야 제비야 집 나간 모란아, 밥 먹으러 와. 내가 맛있는 햇살밥을 지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