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6.24 문재인 <길>
사나흘 더 키운 감자는 어찌 나올까요. 오늘부터 다시 또 장대비 소식이 있어서 이 편지를 쓰고 밭에 갑니다. 감자는 선도 안 보였는데, 맹랑한 농부는 지인들 10여 명에게 반 강제로 수매를 요청했답니다. ’ 올해도 감자 팔아요. 한 봉지에 무조건 1만 원. 당신께서 사시는 감자값으로 기부할 거예요. 덤으로 호박이나 오이도 드릴께요.‘ 말해놓고 나니, 감자가 잘 나오기나 할지, 한 봉지를 묵직하게 할 만큼이나 나오려는지, 작은 걱정이 앞서긴 하는군요. 이왕이면 검정 비닐에 담기보다는 손잡이도 예쁜 흙색 종이봉투에 드리면 더 값어치가 있을 것 같아, 후다닥 준비도 했어요. 아무리 적게 나와도 포슬포슬한 감자씨를 준 지인에게 보답도 하고, 소소한 기부금도 마련할 만큼은 나오기를~~~.
어제 읽은 책, <문재인의 위로>에는 이런 글이 있더군요. ’ 내 이름으로 된 땅 한 평 없어도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고개만 들면 저 파란 하늘이 모두 내 것이니까요. 언제든 틈 날 때마다 내 마음대로 바라볼 수 있으니 재가 주인이지요. 땅을 욕심내는 사람은 많아도 하늘을 욕심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 하늘은 고스란히 내 것이 됩니다. 아늘 같은 꿈을 키우십시오 ‘ 라구요.
서울 국제도서전에 책방지기로서 참석한 문 대통령의 미소를 보면서 그의 소박한 꿈을 응원했습니다. 어쩌다 운명이 되어 대통령을 한 그가 지금도 겪고 있는 아픔을 큰 그릇에 웃음과 그윽한 눈빛으로 담아내는 모습을 직접 보고 왔기에, 더욱더 그분이 펼치는 책 문화 운동에 깊은 마음을 건넵니다.
책방운영 4년 차, 책방이 지역문화의 구심점이 될 수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조금만 욕심을 내어 본다면, 중심이 되는 점의 너비를 살짝만 더 넓히고 싶지요. 책방 하면서 돈을 쫓아가는 노년의 길은 허망하고 아름답지 않기에, 이제는 자연을 닮아가는 그런 작은 책방(지금보다 한 평만이라도 넓은^^)의 주인장으로 사는 삶을 선택해야겠다고 매일 다짐하지요. 윤동주 시인의 말대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동무삼아 무단히 그들을 닮아가는 연습을 하다 보면 제 이름 석자 부끄럽지 않게 떠올려질까요. 늦은 귀갓길, 제 마음에 위로를 주고 싶어서 떠오른 글, 문재인 대통령의 글 <길>을 들려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길 - 문재인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
양산 통도사 소나무 숲길.
부산 범어사 등나무 숲길.
강화 나들길.
남산 둘레길.
월정사 전나무 숲길.
부안 내소사를 오르는 길.
수많은 아름다운 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길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
보잘것없는 내가 누군가에게 전부가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따뜻한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