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6.23 이해인 <수국을 보며>
누군가가 생각날 때, 뭐 하고 지낼까 궁금할 때 대부분 글소리를 톡으로 보내곤 하지요. 특히 저는 매우 집중할 일이 아니면 보통 2개 이상의 일을 동시에 하는 편이라 늘 카톡이나 문자창이 열려 있어요. 마찬가지로 어느 누군가를 보고 싶을 때도 바로 안부를 전하고, 이왕이면 얼굴도 보고 싶다고 밥도 같이 먹자고 약속도 바로 합니다. 그러니 누가 보면 나랏일 많이 하는 공무원 같은 일정표를 달고 살지요. 그냥 소소한 기록도 다 적어 두는 습관이기도 하고요.
‘손가락혁명군‘이란 팬클럽이 있었다는 말을 이제야 알았네요. 민주시민이 되려면 담벼락에 대고 소리라도 질러야 한다고 김대중 대통령을 말씀한 반면, 현재 이 대통령은 손가락으로 ’ 좋아요 ‘ 한 번이라도 눌러서 현실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는 말씀을 많이 하지요. 사람들은 글을 쓰는 행위가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어느 순간부터(아니 정확히는 코로나 이후부터 인듯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형태로 글을 쓰는 손가락 운동은 더 많아졌어요.
젊은 세대들만의 활동처럼 보였던 디지털기기 사용의 범위가 이제는 고도의 스마트폰과 챗 GPT 등장으로 모든 세대가 자신의 의견을 나누고,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어제는 학생들의 보충수업을 하면서, 동료와 나눈 얘기 중에, 이제 영어를 가르치는 수업의 형태에도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말이 나왔어요. 그중 하나가 챗 GPT사용법이라고 하더군요. 동료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충분히 일리가 있어서, 관련교육이 있으면 함께 수강하자는 동료의 말에 무조건 찬성했습니다.
농사를 짓는 어느 지인왈, 과일을 수확할 때마다 사람이 없어서 애가 탔는데, 작년부터 도입한 AI형 기계들 덕분에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하더군요. 과일의 숙성정도, 크기에 따라 알아서 나무에서 따고 분배하고, 심지어 포장까지... 혹여나 고장이 나면 담당자가 와서 무슨 코드만 넣으면 바로 해결이 된다고,,, 사람처럼 ’ 힘이 들어 죽겠다 ‘’ 새참을 달라 ‘’시원한 막걸 리가 먹고 싶다 ‘ ’ 어디 어디가 아파서 못 나온다 ‘ 등의 말을 들을 일도 없이 일 년의 결실이 맺어진다고 엄청 좋아했습니다.
혼자 일하는 외로움은 별개의 일이라는 그의 말속에 흘려지는 한숨. 이제 이런 푸념을 들으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세상도 없어지나 보다 했지만 현실은 늘 최첨단의 끝을 날카롭게 세우려만 하기에 어쩔 수 없겠다 싶었어요. 어쨌든, 저도 필요한 기기의 활용 부분에 좀 더 부지런하게 알아가야지 했네요~~ 오늘도 손가락들이 새로운 세상, 혁명군이 되어 저를 변화시킬 것을 믿으며, 한 주간의 첫날도 모두 행복한 시간 만들어보시게요. 이해인시인의 <수국을 보며>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수국을 보며 – 이해인
기도가 잘 안 되는
여름 오후
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
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흐르고
잎새마다
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원을 이루어 하나 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내 안에도 오늘은
푸르디 푸른
한 다발의 희망이 피네
수국처럼 둥근 웃음
내 이웃들의 웃음이
꽃무더기로 쏟아지네
'평화를 빕니다'라는 기도를 선물해주시는 귀한 분들과 함께 소중한 일요일을 만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