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7.25 문태준 <돌>
염천(炎天)이라, 아마 하늘님도 머리 벗어졌을듯한 어제는 어디에 있는지, 새벽 공기 머금은 나뭇잎은 마치 가을세상에서 노는 양, 갈색을 띠고 있어요. 여름 폭염으로 고생하는 외부세상에 이곳의 청량함을 한 조각 떼어서 갖다 놓으면 좋겠다 싶군요. 산책길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 동물들이 한 번이라도 시원하게 지내면 좋지요.
어제도 차 속에 복실이를 놓고 외출하길 몇 번,,, 저를 쳐다보는 눈동자에 안쓰러움을 넘어서, 오히려 저의 태도에 ’ 너도 사람이냐 ‘라고 하는 듯해서 얼른 그늘로 돌아와 고기 몇 점을 주었어요. 입맛이 잃었는지 한참을 있다고 슬슬 다가온 바람 한점 덕분에 밥을 먹고 시달린 듯 잠을 자더군요.
그 후부터 학원 퇴근할 때까지 기운이 없이 축 쳐져 있었는데, 어찌 오늘은 놓고 나가야 하는지 걱정됩니다. 전 새벽부터 움직여야 할 일이 생겼고, 하루 종일 집에만 있으면 사람나이로 100살이나 되는 복실이는 얼마나 외로울까 싶은데요. 하여튼 여름의 폭염은 그 누구에게도 분명 반갑지 않은 손님... 그래도 이 여름이 없으면 가을이 없고, 가을의 풍성한 수확이 없으니, 또 그때는 사람이 빈곤해지고, 차등 있는 불평등한 세상이 될 것이니,,, 덥다고 너무 여름을 원망하지 마시게요. 이까짓 여름 더위 이제 며칠 남지 않았으니까요.^^
요즘 몇몇 분이 읽어보라고, 짧은 글, 긴 글, 골고루 보내주셔서, 책 읽는 맘으로 그들의 글을 만나지요. 동시에 사람마다 하나의 언어를 표현하는 그 깊이에는 그 사람의 인생이 들어있음이 참 신묘합니다. 같은 언어인데, 다른 색깔, 다른 모양을 가진 물성들로 나타난 글. 그래서 이 세상에는 작가도 많고, 누구나 작가이자 시인이 될 수 있나 봅니다.
김사인 시인 말씀대로, 아마 어쩌면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시인인 부모님을 만났습니다. 한 생명에게 고귀한 이름을 붙여주기 위해, ’ 참으로 애썼을 ‘ 부모님의 자식 작명... 부모님이 시를 쓰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동시에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간단한 톡이나 문자들의 쓰기 형식도 일종의 ’ 시 쓰기 연습‘, 그 행위에 ’ 애씀‘을 지불하면 시가 되는 것이니, 자신의 삶(일상)을 솔직하게 쓰는 것이 시이니, 시인을 별세계 사람으로 시를 특별한 글로 여기지 마시라...라는 말씀. 하지만 그렇게 쓰는 것이 어디 쉽던가요.... 그래도 중요한 것은 ’ 누구나 시를 쓸 수 있다 ‘라는 말씀에 격려가 되어, ’ 나도 혹시??‘하며 문태준 시인의 <돌>이라는 시를 읽어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돌 – 문태준
집을 비운 사이 우편배달부가 다녀갔나 봐요
편지 한 통을 두고 갔는데 편지 위에 작은 돌을 두 개 올려놓고 갔지 뭐예요
흙 묻은 두 개의 돌은 하얀 편지 봉투를 꾹 누르고 있었지요
편지 봉투를 뜯고서 나비처럼 나울나울 날아가려는 당신의 문장을
그저 그것만을 지키려고 요만큼의 돌이 되었노라고 말을 하는 듯 했는데요
그래서 그 돌들을 그대로 뒀지 뭐예요
이제 당신의 마음은 조그마한 돌 같은 내 속가슴에 넣어두고 열어보지 않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