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131

2025.8.27 김명수 <햇살>

by 박모니카

나라의 대통령행보는 언제나 제1의 관심대상입니다. 특히 계엄 내란 후, 국민이 선택한 첫 대통령이 어떻게 나라를 대표하는지, 타 정상들과의 관계형성은 어떤 모습인지 매우 궁금할 수밖에 없지요. 한 사람의 모습이란 양면의 동전 같아서, 이쪽으로 보면 친절한 면도, 저쪽으로 보면 굴종으로 보이며, 수많은 가십들이 쏟아지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정치는 우리의 삶과 졀대 불가분의 관계라고 생각하는 저도 역시, 언론에 비치는 그의 제스처까지도 궁금하고, 기대와 약간의 염려를 가지고 바라봅니다. 일본과 미국의 양 날개에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균형미를 가진 바람이 되어 그 날개를 잘 조정하는 우리 대한민국의 위력을 보여주길 희망할 뿐입니다.


아시다시피, 말 한마디에 국가 전체가 흔들거릴 만큼 현재 미국이 우리를 대하는 자세와 생각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요, 돌발대통령, 트럼프의 돌발언사는 불쾌하기 짝이 없어서, 제 속으로는 ‘저걸, 그냥 한때 때려주고 싶다. 철딱서니 없기로서니...’라고 토해냈습니다. 그 알량난 말재주를 협상의 기술이라고 운운하는 평가들을 보면서 화도 났지만, 그것도 필요한 기술이니 쓰나 보다 하고 제 맘이 뒤로 물러섰지요. 그런데 한 발 더 나아가 ‘언어의 기술, 협상의 풍요’를 보여준 우리 대통령의 능력이 돋보여서, 저 역시 바로 국의 자존감이 회복되기도 했답니다. 어찌 모든 걸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겠냐 싶으며, 다소 서운한 협상 사항들은 다음 기회에 꼭 하겠지... 하면서요.^^


어찌 됐든, 사람 간의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와 표정’입니다. 특히 한 나라의 대표가 사용하는 한 마디는 참으로 중요한 것, 우리 국민 모두의 목소리를 하나로 통합해야 되는 마법의 말이어야 합니다. 그 수많은 말의 씨앗들이 뿌려진 들판에서 튼실하고 아름답고, 유익하면서도, 누군가 소외당하지 않는 그런 말. 양지에서 뿐만 아니라 음지까지도 구석구석 살펴서 역사에 길이 남을 ‘좋은 말’을 사용하는 리더이길 바랍니다. 김명수시인의 <햇살>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햇살 – 김명수


정동 골목을 빠져나와

할아버지가 끌고 가는

손수레 위의 빈 종이 박스

그 위에 할아버지의 햇살이 모여 있다

날마다 슈퍼마켓 안동네를

한 바퀴 돌고 나면

할아버지는 그냥 배가 부르다

파지 공장으로 가는 고물상에서

6,800원의 알찬 땀방울을

하얀 봉투 속에 담아 오면

할아버지 입가엔 행복한 미소

벌써 5년째 누워 있는

아내의 수발을 들며

늦은 점심을 함께한다

그래도 방 안에 할멈이 있어 훈훈하다


할멈 오늘은 벌이가 쏠쏠햐

입가에 미소를 띤

할머니 손끝이 꼬무락댄다


오늘도 손수레 위엔

파지가 가득 실려 있고

골목을 빠져나오는

할아버지의 어깨 위에

햇살이 나비처럼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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