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141

2025.9.6 안도현 <스며드는 것>

by 박모니카

군산 북 박람회가 생기고 나니, 전주 독서대전에도 세세한 관심이 생겨서, 어제 오픈날, 그것도 한옥마을에서 한다고 하길래, 잠깐 틈을 타서 다녀왔어요. 전주 하면 책의 도시라는 말이 정착한 듯, 여러 면에서 부럽기도 한데요. 어제도 안도현 시인, 차인표작가를 비롯한 유명한 사람들의 초청강연과 전주동네책방들 부스들이 즐비했습니다.


지난번에 갔었던 평산책방부스도 왔길래, 유난히 반가웠고요. 문대통령에게 반갑다고 호들갑도 떨고요(그분이 저를 알아보았다는 뜻은 아니랍니다^^), 최근 <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를 쓴 안도현 시인에게 딸도 사인 받으면서 봄날의 산책이라고 했더니, 이름 참 좋다고 하시길래, 책방 한다고 전했습니다... 마음속으로 ‘조만간 꼭 초청해야지’라고 생각하면서요. 참고로 이 책도 제 세대이후 독자들은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재밌는 책이었어요.


우리 북박람회 참여시도 그런 생각했지만, 이런 행사에 와서 책 한 권 사는데 인색한 이들이 참 많습니다. 밥 한 끼 외식 안 하면 될 터인데, 책 사는 마음이 좁은 사람들은... 책 공간을 참된 놀이문화로 즐기지 못하니, 더 안타깝지요. 각 부스마다 고유성을 가지고 나온 책방 지기들을 격려하는 맘, 여러분께도 꼭 전하고 싶어서 ‘2025전주독서대전‘으로 가보시라고 추천합니다. 더불어 전주 한옥마을의 구석구석도 둘러보시고, 미리 찾아온 가을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아, 한 말씀 덧붙여 제 딸의 의견을 전한다면, 책 박람회의 형식은 ’ 우리 군산이 진짜 박람회 같지 ‘라고 하데요. 왠지 기분이 좋았답니다. ~~


며칠 전부터 올해 출간 할 작품을 위해, 마을 어머님들과 함께 했었던 동네글방활동들의 사진과 썼던 글을 다시 보고 있는데요, 벌써 2년 전이라 잊어버린 사건들이 많아요. 그런데 사진을 보니, 그때의 재미가 새록새록 올라와서, 감흥을 되살려, 한 줄 두줄 뭔가를 쓰다가 늦잠을 잤어요. 올해 어머님들의 시 작품이 실린 책이 나오면, 제가 그분들과 제 자신에게 약속한 큰 일 하나를 마무리하는 거지요. 이제 더 부지런하게 집중해서 원고 마무리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꼭 약속 지키고 싶으니까요. 요즘 꽃게와 오징어가 풍년이라네요... 주말, 가족과 함께 이 바다생물들로 요리하는 시간... 어떠세요. 안도현 시인의 <스며드는 것>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는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즉석사진 꽁짜~~ 사람들이 관심이 없는듯,, 저희는 참 좋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추천사를 쓴 책들... 그 글을 읽어보는 것 만으로도 훌륭한 독서^^
차인표씨도 온 시간이었는데,,, 첫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좀 뜸했어요~
안도현 시인의 사인본 <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를 받는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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