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9.16 권선희 <개 아들 면회 가기>
구룡포(九龍浦), 글자대로 아홉 마리의 용이 살까 싶은 구룡포에서 첫 시집 <구룡포로 간다>를 내고 20여 년 넘게 구룡포와 한 몸처럼 살아온 권선희 시인. 그녀의 세 번째 시집, <푸른 바다 검게 울던 물의 말>(창비 2024)의 표지가 전하는 깊은 푸르름이 다소 스산했습니다. 그리고 시인을 직접 만나는 줌완독회에 결석하면서 언젠가 직접 듣는 날이 있겠지 싶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어제 시인을 만났지요. 동갑장인데 살아온 날들이 너무 달라서, 왠지 오래된 과거로의 바닷길로 안내하는 시인의 말(느리면서 곡진하다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김사인 시인과 닮음)을 들으며, 구룡포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듣는 시간이 참 재미있었네요.
학생하나가 결석한다는 문자가 기뻐, 이내 완주도서관 특강으로 달려가면서, 김사인시인과 권선희 시인과 함께 나눌 북토크의 형식도 매우 궁금했어요. 언젠가는 제가 비슷한 유형의 자리를 만들 거니까요. 3시간이나 진행되었는데도, 김사인 시인의 편안한 목소리, 시인을 바라보는 농도 깊은 배려, 그리고 권시인의 유쾌하고 진실된 삶의 자취를 듣는 일은 분명 시간의 마약 같았습니다. 함께한 독자들이 즉석에서 시 낭송도 하고요, 여러 질의응답도 오고 가고요. 이번에도 봄날의 산책 책방이름이 참 이쁘다는 말을 들으며 사인도 받고요...
권시인의 시들을 읽으면 한 편의 단편에세이를 읽는 듯한 서사와 서정이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시를 읽으면 한 번도 만나지 않은 구룡포 사람들이 마치 이웃처럼 생각되고, 특히 동네에 있는 구룡포 수협이 시인을 대하는 자세는 참 놀라워, 오죽하면 김해자 시인이 <그냥 상>이라는 시로 구룡포와 권시인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표현했을까요. 시집 속에 있는 <흥 횟집> <꽃도둑질> <자개농> <건들바람> <물의 말> <어떤 환갑> <뜨끔> 등... 많은 시들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특별히 저도 복실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권시인이 ‘개모’로 통한 이야기를 들으며 ‘개’에 대한 여러 시 중, <개 아들 면회 가기>라는 시를 들려드리고 싶네요.
더불어 어제부터 공지한 봄날의 산책 ‘제1회 디카시 공모전’의 내용도 다시 한번 전하고요. 어제 첫날, 2명이 신청접수했더군요. 참가비는 어디에 내야 하냐고... 묻길래, 접수하신 분에게만 알려드려요라고 했고요. 심지어 어떤 분은 ‘혹시 내정자가 있는 것은 아니냐’고 물었다길래, ‘사람에 편견이 없고, 지극히 반듯한 심사를 할 것’이라고 장담했지요...
참고로 디카시가 뭔지, 사진은 찍겠는데, 시를 어떻게 써야 하는 건지 모른다면 이렇게 말씀드려요... ‘사진을 찍을 때 당신께서 들려주었던 말, 풍경이 전해온 말을 그대로 받아쓰면 돼요’라고요. 복효근 시인의 디카시집 <허수아비는 허수아비다>에 나오는 작품 살짝 보여드려요... 그리고 많은 참여와 홍보도 부탁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개아들 면회 가기 - 권선희
나대지 일귀 농사짓는 양반이 찾아와 고라니 지킬 개 한
마리 달라지 않겠나 큰 놈 세마리도 속 시끄러븐데 메칠 전
해피 저놈아가 새끼를 다섯이나 낳아부렸으이 우째 다 키울
꼬 걱정하던 차에 얼씨구나 싶어 방울이를 딸려 보내지 않
있겠나
그날 밤 비바람이 을매나 억시게 불어제끼는지 방울이 걱
정에 날밤을 새운 기라 그 양반이 목수라 집을 잘 지어준다
꼬는 했는데 제아무리 목수라도 하루 만에 집을 지었겠나
난생처음 혼자가 된 우리 방울이헌테는 얼마나 무서운 허허
벌판이었겠난 말이다
여서 걱정하는 것보담 내사 마 면회률 가는 기 낮지 싶아
가 아침 일찍 앤 나섰나 도꼬마리는 폐로 달라불제, 밭독 흙
은 줄줄 흘러쌓제, 그 어린것이 이 낯선 데서 우엤을꼬 싶아
가 내사 마 미친 드키 기올라 개껌 꼭 쥔 주먹 번쩍 들어 디
립다 괴함을 지르지 않았겠나
“방울아, 엄마 왔데이"
고랑마다 비닐 쪼가리들 풀떡풀떡 날리는 황량한 벌판에
서 우리 방울이가 대답을 하더라 쇠줄 팽팽히 끌고 참말로
에미 만난 아들맨키로 워우워우 목이 젖어 울더라
제목 : 제 12회 봄날의 산책 ‘디카시 공모전’
형식 : 군산풍경사진과 시 한편으로 구성한 작품(크기는 A4)
(사진 따로 시 따로 보내셔도 좋으나, 가능하면 한 면에 사진과 시를 함께 넣어주세요)
참가인 : 1인 1작품 (참가비 1만원, 군산사람, 군산 밖 사람 그 누구나 가능)
응모기간: 2025.9.15. - 10.18
작품접수 :
sijiques@naver.com
(접수된 작품은 일체 반환하지 않고 그 권한은 봄날의 산책에 있습니다)
공모결과 : 2025.10.31. 당선자 문자발송
시상내용 : 오름상 1명(부상 20만원) / 최으뜸상 1명(부상 15만원)
으뜸상 2명(부상 10만원) / 버금상 8명(부상 5만원)
문의사항 : 봄날의 산책 대표 박 모니카 010-3650-1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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