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168

2025.10.3 김용택 <가을>

by 박모니카

나라의 건국을 기념하는 ’ 개천절‘, 게다가 단군이 최초의 국가를 세웠다는 말을 체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예요. 요즘의 국경일은 매우 휴일화 되어있기 때문이죠. 저만 해도 개천절에 대해 학창 시절처럼 의례적인 모습조차 갖추지 않고 살아가고 있군요. 그래서 오늘 아침은 부끄러움과 미약한 책무감을 퍼올려 빨간 글씨, ’ 개천절‘을 바라보며, 유튜브를 통해 국경일 뉴스를 듣습니다.


딸아이도 귀향길에 오르고, 군산에 사람 소리가 늘어나는 명절연휴가 시작되네요. 너무 긴 연휴라서, 저는 오늘도 수업을 해요. 착한 우리 학생들은 이왕이면 학교 가듯이, 아침 일찍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더불어 저도 업무가 일찍 끝나고, 여유롭게 추석 맞이를 하겠습니다.


아무리 연휴가 길다 해도 주어진 시간은 같지요. 혹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저도 몇 가지 떠오르기도 하지만, 우선순위를 두자면 지금 쓰고 있는 에세이를 좀 더 집중해서 써 나가는 일입니다. 차후 순서로, 책방과 새로운 단체하나를 새롭게 운영하는 일에 고민하는 에너지도 필요하구요. 어쨌든,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얘기 나누며 연휴를 보내고 싶습니다.


어제 들려온 이슈 중 하나가 ’ 대한민국 AI’라는 말인데요, 주식시장 활성화를 포함하여 경제회복 길에 들어섰다고 조심스럽게 귀띔하는 전문가들이 많아졌네요. 특히 ‘주권국가’라는 용어가 AI와 결합되어 쓸 정도로, AI는 이제 사회 각 분야에서 필수시스템이 된 것 같아요. 주변 지인들이 제게 최소 Chat GPT 정도는 활용할 줄 알아야 단체의 전문가가 된다고 했는데도, 아직까지 이 분야의 활용은 미개에 가까워요. 하지만 이제는 도구의 활용을 어떻게 쓰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짐을 조금씩 느끼고 있답니다. 예를 들면 줌(zoom)을 활용한 문학활동에는 거의 적응하고 있는 것처럼요.^^ 배울 것은 꼭 배워야지 하는 맘이 새록새록 생기고 있으니, 아날로그 강물에서만 놀던 습관이 저절로 줄어들거라 믿는답니다...

오늘은 김용택시인의 <가을>을 읽어보아요.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가을 – 김용택


산그늘 내린 메밀밭에 희고 서늘한 메밀꽃이라든가

그 윗밭에 키가 큰 수수 모가지라든가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깊은 산속 논두렁에 새하얀 억새꽃이라든가

논두렁에 앉아 담배를 태우며 노랗게 고개 숙인 벼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농부와 그이 논이라든가

우북하게 풀 우거진 길섶에 붉은 물붕숭아꽃 고마리꽃 그 꽃 속에

피어 있는 서늘한 구절초꽃 몇송이라든가

가방 메고 타박타박 혼자 걸어서 집에 가는 빈 들길의 아이라든가

아무런 할말이 생각나지 않는 높고 푸른 하늘 한쪽에 나타난 석양빛이라든가

하얗게 저녁 연기 따라 하늘로 사라지는

저물 대로 다 저문 길이라든가

한참을 숨가쁘게 지저귀다가 금세 그치는 한수형님네 집 뒤안 감나무가 있는 대밭에 참새들이라든가

마을 뒷산 저쪽 끄트머리쯤에 깨끗하게 벌초된

나는 이름도 얼굴도 잘 모르는 사람들의 고요한 무덤들이라든가


다 헤아릴 수 없이 그리웁고

다 헤아릴 수 없이 정다운

우리나라의 가을입니다

친정 다녀오는 길,, 경포천에서,,, 새 종류대로 찍사해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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