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167

2025.10.2 안준철 <가을 경제학>

by 박모니카

밤의 끝자락 ’ 새벽‘은 매일매일 길어만 집니다. 보통 6시가 넘으면 아침이라 불러줘야 하는데, 날빛이 보이질 않아, 언제까지가 새벽인지 가늠이 안 되는 시간들이지요. 10월에 들어오니, 그 경계가 무거워져서, 잠도 일찍 자고요, 늦게 깨고요... 머릿속에 해야 할 일이 가득한데요.


학원의 중1학생들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2학기에 시험이 없다 보니, 아무래도 맘이 느슨해지고 분위기가 다소 산만하기도 하지요. 소위, 원장이 직강 해서 분위기 전환 해야겠다 싶어서 어제부터 제가 반을 맡았는데,,, 여러 가지 서로 지킬 약속 사항들을 칠판에 쓰면서, 가장 마지막에 ’ 재밌게 공부하기‘를 요청하길래, 써 두었습니다.


’ 재밌게’라는 말은 극히 주관적이기에,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꼭 해야 할 일과 늦게 해야 할 일의 기준점도 알려주고, ‘재밌게 ‘ 놀면서 공부하기 위해서 서로가 믿을 수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도 했지요. 저는 말의 개념 정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학생들에게 영어의 문법 표현을 스스로 말하도록 지도합니다. 그것도 친구에게 가르쳐주는 모습으로, 자기 입에 용어의 뜻이 달라붙는 일이 습관이 되도록 소리 내어 발표하기를 강조하지요.


소리를 내어 자기 말을 하다 보면 왠지 ’ 재밌게 노는 공부‘처럼 느껴지는 것을 학생들은 나중에 알게 됩니다. 일거양득의 효과지요. 게다가 어제는, 알파벳 퍼즐 조각을 무작위로 꺼내어, 스펠링이 5개 이상 되는 단어 하나씩 말하고 ’ 하이파이브하면서 굿바이‘하기를 마지막으로 수업을 완료... 이런 내용을 학부모에게 공지합니다. 아마도 오늘은 새로운 활동이 제시될 것은 예측하겠지요... 새로움은 자기 발전을 위한 에너지의 근원이니까요.^^


제가 요즘 큰 일 하나(제 나름 큰 일)~~를 도모함에 있어, ’ 매일매일, 하루 2-3가지 단계를 처리하기‘를 머릿속에 담고 삽니다. 특히 어제부터는 더 구체화되었지요. 조만간 제가 그리는 미래의 그림도 보여드릴게요. 그 구도가 맘에 드시면 언제든지 저와 함께 그림 그리시게요.!!


어젯밤 읽은 안준철 시인의 <가을경제학>... 가을이 똑같은 가을이 아닌 10월. 전국의 풍경이 가을 장터가 되어 알록달록 천연색으로 우리를 유혹하겠지요. 10월의 가을이 바겐세일 들어간다고,, 저도 흔한 사람이 되어 가을 신상품처럼 팔리기를 기대하면서, 안시인의 시를 들려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가을 경제학 - 안준철


시월이 되자 가을이 흔해졌다

낮에는 품귀현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저녁을 물리기가 무섭게

가을 신상품인 바람이 안색을 바꾼다


슬리퍼를 신고 밖에 나가면

가을이 바겐세일 중이다

가을의 최대 품목인 은행잎들이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다


가을 경제학에는

희소성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가을은 흔할수록 깊어진다

가을은 귀족정이 아닌 공화정이다


나는 흔한 사람이다

나는 내가 좋다


<사진제공, 안준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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