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3 서정주 <가을에>
해창갯벌엔 고추잠자리가 하늘을 날고, 장승들은 잠자리의 뱅뱅에 눈을 뒹굴리 고요. 아마도 가을이 더 진하게 물들어지고, 어깨너머 두드리는 바닷물이 차가워지면 어떻게 할까,,, 서로 상의하는 비상대책을 꾸미는 건지, 아니면, 새로 태어날 장승들의 탄생축하잔치를 만들어보자고 논의하는 건지... 저는 전날밤 조용필의 고추잠자리 노래를 원 없이 듣고 갔던 터라, 그들의 회전돌이 가 예사롭지 않게 보이더군요.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한국시낭송예술원, 그리고 저의 인문학모임 회원들이 부안 해창갯벌 장승터에서 아기 장승탄생의 현장에서 열심히 공들이고 돌아왔지요. 해마다 가을이면 소소하게라도 자연환경보호를 외치는 사람들이 모여 뜻있는 행사를 하는데요. 이번에는 저도 장승 만들기에 직접 이름을 걸고 참여하고 싶었답니다. 혼자 하기 아까워서, 한시예팀과 함께요.
25명 정도 모여서, 해창갯벌에 우거진 잡풀들을 거두고나니 기존 장승들의 얼굴이 말끔히 미남미녀가 되었지요. 저는 사진만 찍고 다녔지만, 다른 회원들은 낫을 들고 풀제거하고, 통나무에 그려진 그림 조각칼로 다듬고요. 장승제작의 진짜 주역이 되어서 열심히 땀 흘렸지요.
3팀이 3개의 장승을 탄생시켰는데, 갓 태어난 얼굴치고는 너무 위엄 있고, 어른스러워서 역시 장승의 얼굴에는 태어날 때부터 하느님이 부여하신 만고의 깊은 뜻이 있는 거구나 싶었네요. 각 팀이 붙여준 장승이름은 ‘갯벌의 숨’ ‘새만금 살리자’ ‘MoTe Kuaka’(뉴질랜드 마오리족어로, 큰 뒷부리도요를 위하여라는 뜻)이라고 썼지요. 혹시나 오다가다 가을소풍길에 해창갯벌표지판이 보이시거든 들어가 보셔도 볼만하지요.
빨간 휴가일은 다 사라지고, 오늘부터 10월은 달리기를 할 거예요. 쉬는 날이 많아 못했던 일들을 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따라다닐 테니까요. 그 첫 번째 달리기 선에 아마 제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꼭 해야 할 일‘은 안 할 수 없으니, 꼭 해야 되기 때문이죠.^^ 1번을 말씀드리자면, ’ 봄날의 산책 디카시 공모전‘이랍니다. 아직도 일주일 남았으니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벌써 마감이 코앞이네라고 생각해 주세요. 일단 사진먼저 준비하시고,, 멋진 글(가능하면 5줄 이내) 쓰기에 돌입해 보세요. 하늘도 땅도, 나무도, 돌도, 그날 만나는 사람도, 동물도, 그 어디에서나 시가 들어 있거든요. 모니카가 행사하는 첫 공모전, 꼭 참여해 보세요.
오늘의 시는 서정주 시인의 <가을에>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가을에 - 서정주
오게
아직도 오히려 사랑할 줄 아는 이
쫓겨나는 마당귀마다 푸르고도 여린
문門들이 열릴 때는 지금일세
오게
저속(低俗)에 항거하기에 여울지는 자네
그 소슬한 시름의 주름살들 그대로 데리고
기러기 앞서서 떠나가야 할
섧게도 빛나는 외로운 안행雁行ㅡ이마와 가스으로 걸어야 하는
가을 안행이 비롯해야 할 때는 지금일세
작년에 피었던 우리 마지막 꽃 ㅡ 국화꽃이 있던 자리
올해 또 새 것이 자넬 달래 일어나려고
백로白露는 상강霜降으로 우릴 내리 모네
오게
헤매고 뒹굴다가 가다듬어진 구름은
이제는 양귀비楊貴妃의 피비린내나는 사연으로는 우릴 가로막지 않고
휘영청한 개별開闢은 또 한번 뒷문門으로부터
우릴 다지려
아침마다 그 서리 묻은 얼굴들을 추켜들 때일세
오게
아직도 오히려 사랑할 줄을 아는이
쫓겨나는 마당귀마다, 푸르고도 여린
문門들이 열릴 때는 지금일세
아프신 몸으로 장승세우는 현장에 오셔서 격려해주신 문규현 신부님...
문우, 현숙님과 미경님... 정말 수고 많았어요...생전 안해본 흙파기 장승세우기까지^^
다 해 놓은 장승문구에 검정 먹물 입히는 시늉하며 사진 한장 ... 뻔뻔한 모니카^^ (글귀는 제가 결정!)
한시예 회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시낭송도 하시고, 장승도 만들어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