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4 황동규 <가을아침>
빗방울 하나에 1도의 기온이 뚝 떨어지는 듯... 누렇게 익은 벼를 타작해야 되는 농부들의 한숨도 낙엽 쌓이듯 툭 툭 툭. 그런 농부 중에 집안사람도 있어서 같이 마음이 우울해지네요. 걱정과 어려움을 나누면 좋으련만 그럴 수 없는 경우도 세상에 너무 많으니까요...
긴 연휴 끝에 다시 만난 학생들. 어린 친구들도 추석 휴일이 길긴 길었나 봐요. 학원에 들어오자마자 저보다 먼저 어찌나 너스레를 떠는지요. 쉬는 날이 길어서 숙제를 다 잊었다나요? 귀여운 놈들의 속셈을 제가 다 알고 있지요. 다시 만난 기쁨에 고구마도 구워주고요. 중1인데도 게임도구로 영단어게임도 하고요. 물론 책 공부도 했지요.
또 금주 간은 각 학교마다 수학여행이 많은가 봐요. 학생들 입장에서는 이번 주까지 노는 시간이네요. 예전 같지 않게, 수학여행도 한 곳을 가는 것이 아니라, 소위 서울 경기권 구경한다고, 학생들을 차로 이동하는 시간들이 너무 길더군요. 용인의 모 랜드, 서울의 모 월드, 인천의 어디 등... 차속에서 핸드폰으로 게임만 줄곧 할 거라는 학생의 말에 왠지 그러겠구나 싶었습니다. 저희 수학여행 때를 논하자면 구식이라 할 테니, 그냥 들을 수밖에요.
그래도 텅 비었던 학원에 학생들의 온기로 채워지는 시간들이 좋았습니다. 따뜻한 입김으로 만들어지는 공기입자가 눈에 보일 정도였으니까요. 추석 내내, 혼자서 학원에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왠지 각 방마다 식어가며 삭아질 수 있겠구나 하는 순간들이 있었답니다. 학생들의 글쓰기 작품들이 걸려 있어도, 사람이 없는 것을 금세 건물도 금방 알아보더라고요.
어제 채워진 따뜻함으로 오늘은 더 따뜻해지도록 제가 먼저 준비해야겠습니다. 아!!! 한 가지 더 말씀드릴 일... 본날의 산책 디카시 공모전 마감이 토요일이에요... 아직도 시간이 많이 있지요^^. 가을 풍경이 제법 그럴싸합니다. 군산의 가을도 깊어가고요. 모두 함께!!! 황동규시인의 <가을아침>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가을아침 - 황동규
오래 살던 곳에서 떨어져내려
낮은 곳에 모여 추억 속에 머리 박고 살던 이파리들이
오늘 아침 銀옷들을 입고
저처럼 정신없이 빛나는구나
말라가는 신경의 참을 수 없는 바스락거림 잠재우고
시간이 증발한 눈으로 시간석을 내다보자
방금 黃菊의 聲帶에서 굴러 나오는 목소리
저 황금 고리들, 태어나며 곧 사라지는
저 삶의 입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