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258

2026.1.1 반칠환 <새해의 첫 기적>

by 박모니카

모두 붉은말에 올라탈 준비... 되셨나요. 어쩌면 저보다 빨리 올라타서 달려가고 있으신 건 아닌지요. 아니, 저 앞에 가시는 분은 누구시길래, 센스 있게 붉은 말과 코디 맞춘 붉은 옷을 입으셨을까요. 하여튼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다는 속담은 참말인가 봐요. 저도 새해아침의 에너지를 가득 받고 싶어서 아침부터 해돋이 볼 수 있는 곳에 뛰어왔어요.

군산에서는 고군산도 바다의 일출이 멋지다 하지만 너무 멀어서 말랭이 마을 꼭대기나 진포항구쪽에서 일출을 보곤 하지요... 오늘은 책방에서 걷기에 딱 좋은 거리에 있는 진포해양공원, 부잔교쪽에 왔네요. 최무선장군의 진포대첩현장이자 일제강점기 근대역사의 숨결이 출렁이는 부잔교가 있는 진포항. 작년에도 이곳에서 일출사진을 찍었어요. 아쉽게도 오늘은 일출을 볼수 없네요. 하지만 구름 속에 숨어있겠지요.


문득, 어제와 오늘이 어떻게 다른지, 누가 그런 말을 만들어서 구분했는지 궁금해졌어요. 찰나의 순간사이에 어제가 있고, 오늘이 있으니 이 얼마나 오묘한가요. 제 아무리 뛰어난 시인이라도 이 순간을 언어로 표현하기는 엄청 어려울 거예요. 태초에 말씀이 있어서 세상의 모든 것에 명명이 되었다 해도 해가 바뀌는 이 순간은 참으로 신기할 뿐입니다.


특별히 2025년은 제게 잊지 못할 해였어요. 기쁜 일 슬픈 일이 가득했거든요. 연초부터 난생처음 크루즈 여행도 해보고, 여름에는 책방이전하고 싶어서 발품 판 덕에 제 이름으로 된 주택 및 책방도 얻고요. 가을에는 시동생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충격도 있었고요. 12월에는 책방이전하고 군산인문학당 발대식까지,,, 쉼 없이 달려왔는데, 12.31일, 어제는 외고에 지원한 학생들이 합격소식을 전해주면서 모니카의 한해를 멋지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사랑하는 편지 독자 여러분...

재주가 미약하여 여러 가지를 다 잘할 수 없음에도, 여러분의 사랑 덕분에 작년 한 해를 알차게 건강하게 잘 지켜냈습니다. 염치없게도 다시 또 올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작년만큼만 의 격려와 사랑을 간구합니다. 설혹 모니카가 부족함을 드러낼 때는 가차 없이 조언해 주시고, 기특하다 할 때는 넘치도록 칭찬해 주시고요. 그렇다고 제가 기고만장할 그런 성품은 아니랍니다.^^


오늘 일출을 혹시 놓치셨다면, 첫날 일몰 보는 맛도 가히 일품입니다. 몇 년 전 부안 솔섬에서 건진 일몰사진이 아직도 생의 기운이 되곤 하거든요. 어느 태양의 모습인들, 귀하지 않겠습니까. 오늘은 한 번도 만나본 적은 없지만 동갑내기 시인 반칠환 님이 들려주는 <새해 첫 기적>을 들려드려요. 오늘 하루, 2026년 1월 1일, 이 시간이 진짜 기적을 만들더군요. 봄날의 산책 모니카.


새해 첫 기적 - 반칠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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