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5 정현종 <흰 종이의 숨결>
어제(1.4일)는 가톨릭교에서는 ’ 주님 공현 대축일‘이라는 별칭이 있는 날이었는데요. 믿음이 부족한 제가 설명하기보다는 미사책에 있는 구절을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이날은 동방의 세 박사가 아기 예수님께 경배하러 간 것을 기념하는 날로, 이를 통하여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님의 탄생이 세상에 드러났음을 말해줍니다. 동방 박사들은 별이 멈추어 비추는 곳에서 아기 예수님을 발견하고는 경배하고 예물을 드립니다. 주님의 공현(epifania)이란 주님께서 당신을 온 세상에 분명하게 나타내 보여 주심을 뜻하며 주님 성탄의 절정이자 장엄한 선포입니다. 그래서 공현을 ‘제2의 성탄’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제게 이 날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일 년 동안 간직할 글귀를 뽑기 때문입니다.
제가 뽑은 문구는 ‘네가 깨친 바를 굳게 지키고 네 말을 한결같이 하여라(집회서 5,10)’예요.
아마도 군산인문학당을 포함해서 올해 하고 싶은 여러 행사를 주관함에, 중심을 가지고 제 자신의 믿음을 잘 지키라고 들려왔습니다. 동시에 말과 글을 행사함에 한결같이 할 것을 예비하라 라는 주문처럼 느껴졌답니다.
비록 짧은 글귀이지만, 엄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언행일치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어찌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완전할 수 있으리이까 마는, 최대한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또 잊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오늘부터 새해 첫 수업일정이 시작되네요. 학원의 특성상 달마다 생길 수 있는 변화에 저는 늘 준비합니다. 언제든지 긍정적으로 빠르게 생각의 전환을 시도하자라고요... 새 책방에서의 일상이 서서히 익숙해지면서 오늘까지 3일째 아침 걷기도 하고 있고요, 말씀드린 글쓰기 책 읽기 루틴도 아주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어요. 부디 작심삼일을 여러 번 하기보다는 ‘작심 석 달’이 기본단위가 되도록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정현종시인의 <흰 종이의 숨결>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흰 종이의 숨결 - 정현종
흔히 한 장의 백지가
그 위에 쓰여지는 말보다
더 깊고,
그 가장자리는
허공에 닿아 있으므로 가없는
무슨 소리를 울려 보내고 있는 때가 많다.
거기 쓰는 말이
그 흰 종이의 숨결을 손상하지 않는다면, 상품이고
허공의 숨결로 숨을 쉰다면, 명품이다.
나포들녘, 가창오리 군무...(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