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 존던 <No Man Is an Island>
주말엔 눈 소식과 함께 기온이 뚝 떨어지나 봐요. 사실 겨울답게, 눈이 펑펑 오는 날이 있었으면 하지만 그건 낭만을 담은 소망. 현실은 추우면 움츠려 들고 자꾸만 따뜻한 곳을 찾기 마련이죠. 책방이전 후, 학원에서 머무는 시간이 절로 줄어드는 이유 중 하나는 안옥한 거처가 생겨서 마음이 편해서예요. 밖이 보이는 책방에 앉아서, 그동안 찔끔찔끔 보았던 책들을 한 권씩 꺼내보는 재미도 좋고요.
어제도 조이스 박의 <내가 사랑한 시옷들>을 꺼냈어요. 몇 년 전 작가가 군산에 왔을 때, 작가의 얘기를 들으면서, ‘같은 여자인데 참 멋지다. 나도 영어로 먹고사는데...‘라는 생각으로 부럽게 바라보았답니다. 그때만 해도 제가 글 쓰는 부캐가 있을 줄 몰랐거든요. 지금이야, 누가 무슨 학교를 나왔든, 누가 어떤 책을 써서 많이 팔리든, 어느 책방이 유명해져서 매체에 나오든,,, 하나도 부러운 것이 없는데 말입니다.
그때를 생각하며 페이지를 열었죠. 이 책은 영미권 시 30편의 원문과 작가의 번역본이 실려있어요. 조금 익숙한 파블루네루다, 에밀리디킨슨, 윌리엄블레이크, 존던, 로버트프로스트, 앨런긴즈버그 정도의 시인들 작품을 쭈루룩 읽어보다가 재밌는 상식을 얻었네요. 영국시인 존던(1572-1651)은 시인이면서 사제이기도 했어요. 저도 학교 때 읽었던 존던의 <flea>라는 작품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거든요. 이 책에서는 <No Man Is an Island>라는 시가 나왔는데요. ‘인간은 그 누구도 온전한 섬으로 살 수 없다 ‘라는 제목으로 그 내용도 참 좋습니다. 그런데 시의 하단에 나온 구절, [for whom the bell tolls]이 익숙하지 않나요?^^
바로 20세기 대 문호라고 불리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의 작품명이 존던의 시 구절에서 나왔다는 사실이죠. 저는 소설보다도 영화가 기억난답니다. 주인공이었던 잉그리드 버그만과 게리쿠퍼죠. 영화는 1957년 제작이었지만 고등학교 때 보았던 기억이 있군요. 당시 외국여배우 중에 잉그리드 버그만이 가장 지적으로 도도하게 보여서 그냥 좋았답니다. 이제야 자세히 시의 내용을 읽어보니, 이렇게 심오한 내용이었던가?? 이 나이쯤 되었으니 다시 한번 책을 읽어보거나, 영화를 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도 함께 보면 더 재미있는 법... 책방에서 한번 시도해 볼까 하는 오지랖이 또 펼쳐집니다.~~
이왕 말 나온 김에 오늘은 영시 한번 읽어보세요. 번역본이 맘에 안 드시면 번역도 해보시고요. 인문학당에 영어회화동아리 팀이 있는데, 아마도 그분들은 혹 해서 이미 번역하는 즐거움에 빠져있을 수도 있겠어요. 또 소리 내어 읽어보시면서 살아있는 언어를 만들어주는 마술사(혀)와도 놀아보시고요. 저도 최소 10번은 읽어보고요 동시에 우리 인간은 세상 모두와 연결돼 있음도 기억할께요. ^^ 존던의 <No Man Is an Island>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No Man Is an Island - John Donne
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 every man
is a piece of the continent, a part of the main:
If a clod be washed away by the sea, Europe
is the less. as well as if a promontory were,
as well as if a manor of thy friends or of thine
own were; any man's death diminishes me, be-
cause I am involved in mankind: And therefore
never send to know for whom the bell tolls; it tolls for thee.
어떤 이도 그 자체로 온전한 섬이 아니다 - 존던
어떤 이도 그 자체로 온전한 섬이 아니다.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전체의 일부다. 만일 흙덩이가 바다에 씻겨 가면 유럽은 줄어들 것이고, 갑(곶)이 그리 되어도 마찬가지며, 친구와 자신의 땅이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게 어떤 사람이 죽어도 나는 줄어드니 이는 내가 인류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종이 누구를 위해 울리는지 사람을 보내어 알아보지 말지니, 그 종은 그대를 위해 울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