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5 김영랑 <북>
‘꿈꾸며 공부하는 것도 다 때가 있는 법이라는 것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 하고 느낄 때가 있지요. 그래서 자식이나 젊은 청년들에게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까움과 아쉬움을 전하곤 하는데요. 또 그래서 나이와 상관없이 꿈을 꾸며 도전해 보고 공부하고 그러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구나. 욕심이었구나 ‘하고 맘을 내려놓아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군산인문학당을 출발시킨 후 학인들이 만들어가는 학당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면서 또 생각이 달라지곤 하네요. 그중 하나가 ‘음악’ 영역, ‘가야금연주동아리’인데요. 다른 동아리는 글 쓰고 읽고 하는 동아리라 어찌어찌 안 배워도 따라 봄직한 마음인데, 가야금악기는 다른 거지요. 이거야 말로 악기연주법을 배우고, 직접 머리와 몸으로 체득해야 하니,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 이제는 흥을 돋우는 공부하기로 마음 다짐해 봅니다.
어제 첫날, 이 동아리에 신청한 학인들은 손가락 떨며, 머리 쥐어짜며, 저는 눈까지 비벼가며 악보 보며 가야금 줄 튕기느라 정신없었지만, 선생님의 당근과 채찍이 얼마나 오묘하게 고 단수인지 후다닥 시간이 지나가버렸답니다. 일단 가야금 모양이라도 보자는 번개팅이었는데, 첫 수업이 되고 말았지요. 저는 가야금의 구성 부분에 대한 명칭이나, 가야금의 역사나 이런 것을 먼저 듣는 줄 알았는데, 가야금 5음만 듣고, 바로 손가락으로 ‘네가 알아서 암기해야겠다’라는 식으로 시작되니... 이론이나 재밌는 역사이야기 등은 천천히 찾아봐야겠어요.
책방 오픈 약 한 달,,, 말랭이 때와는 달리, 왠지 제 땅이라 그런지, 매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종종 책방의 분위기를 바꿔가며 손님맞이 하고 싶어 졌어요. 생각이 나오면 바로 실천하는 편이라, 마켓에 가서 필요한 탁자하나 사 와서 밤늦게 책과 화분 진열을 다시 하며 이리저리 두 시간 이상 움직였더니 피곤했었나 봐요.
‘벌써부터 책방이 좀 더 크면 좋겠다 ‘라는 맘이 들 정도로, 각 세대별, 지역별, 심지어 성별까지를 고려한 책 매대를 떠 올리며, 아이디어를 끌어올리네요. 요즈음 젊은 청년들이 종종 와서, 거꾸로 책방홍보를 부탁하는 목적으로 ’ 책 구매하고 인스타나 페이스북에 올려주면 살짝 할인' 메모를 붙였더니, 신기하게 글귀를 써 놓자마자, 책 주인장의 맘을 미리 듣고 청년들이 온 것처럼 책도 팔리고 홍보도 하고 그랬답니다. 저의 아이디어는 갈수록 고갈될 것이니 편지 독자님들께서 언제나 신선한 아이디어 주시면 더없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은 김영랑 시인의 <북>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북 - 김영랑
자네 소리 하게 내 북을 잡지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엇모리 자진모리 휘몰아보아
이렇게 숨결이 꼭 맞아서만 이룬 일이란
인생에 흔치 않어 어려운 일 시원한 일
소리를 떠나서야 북은 오직 가죽일 뿐
헛 때리면 만갑이도 숨을 고쳐 쉴 밖에
장단을 친다는 말이 모자라오
연창(演唱)을 살리는 반주 쯤은 지나고
북은 오히려 컨닥터요
떠받는 명고(名鼓)인데 잔가락을 온통 잊으오
떡 궁! 정중동이오 소란 속에 고요 있어
인생이 가을같이 익어가오
자네 소리하게 내 북을 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