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317

2026.3.1 이육사 <광야>

by 박모니카

삼일절 107주년. 서울에서 시작된 3.1 독립만세운동이 3.5일 군산 만세운동에 이르렀습니다. 호남 이하 최초의 독립만세 운동이라고 하는데요. 오늘 군산시에서 구암동에 있는 3.1 운동 100주년 기념관 뜰에서 기념행사를 합니다. 저는 함께 활동하는 시낭송회원들께서 만세운동 재현극무대에 오르기에 사진과 영상을 담당하고 학교 종소리 울리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다른 회원님들은 1달여 동안 이 재현극을 위해 엄청 고생하셨어요. 오늘 아침 리허설까지 긴장하면서도 분명 잘 해내실 거예요. 행사현장에는 3·5 만세운동 재현을 위해 학생들, 시민들이 많이 오고요. 거리 평화대행진까지 하면서 독립만세운동을 하던 선조들의 함성을 따라 할 거예요. 저도 제 아이들 고등학생 때까지 많이도 참여했네요. 기억이나 하고 있을는지...^^ 서로 주먹밥도 나눠먹고, 손에 태극기 들고 만세 삼창도 부르고, 부모로서 나름 역사 교육시킨다고 데리고 다녔는데 결과를 떠나서 그 시절이 부럽기도 합니다.


어젯밤 저는 갑자기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일요일이라 만나지 않는 우리 학생들에게 삼일절을 어떻게 알려줄까. 물론 그들도 빨간 글자 쓰여 있으니, 삼일절이라는 날은 알겠지만, 진정 이 날의 참 의미를 알고나 있을까. 하도 세상이 빠르고 생략하는 것이 많다 보니, 우리 학생들이 알고 싶어도 다 빼먹고, 오로지 대학입시공부나 하라고 하는 이 세상. 나라도 알려줘야지 하며, 뜬금없이 헌법을 읽었어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 국민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이 글은 헌법 전문의 일부예요. 저는 단번에 ’ 잘됐다. 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라고 해야지 ‘ 라며 단톡으로 보냈지요. 동시에 군산 만세운동에 대한 것도 검색해서 꼭 읽어보라고 했어요. 누군가는 제게 ’정말 큰 병이 고만. 주입식 공부시키는 대장이야‘라고 훈계할 수 있어도, 이런 것을 주입이라도 시켜서 한 번이라도 읽어보고, 3.1이라는 숫자의 의미를 알았으면 하는 맘이 앞서는 걸 어떡하나요.^^ 그리고 얼마 전 배웠던 이육사 시인 <광야>를 꼭 암기하라고 시켰답니다. 아마 속으로 그럴 거예요. ’ 우리 원장님은 영어선생인지, 국어선생인지?‘라고요.


아침편지 받으시는 여러분도 한번 읽어보세요. 헌법에 쓰여있는 글과 이육사시인의 <광야>를요.

소리 내어 읽어보면 왠지 머리가 시원해지고 더 총명해지는 기분이 들 것 같지 않으세요? ^^

그리고 시간을 내어서라도 행사현장에 와보세요. 저야 찍사라 무대에는 안 올라가지만, 멋진 연기를 보여줄 우리 시낭송회원님들의 무대관람도 하시고요. 이육사 시인의 <광야>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광야 –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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