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318

2026.3.2 김종제 <삼월 벽두에>

by 박모니카

일요일 같은 주간 첫날. 어제까지 달려온 봄기운이 잠시 멈칫거리겠군요. 다소 쌀쌀하고 다시 초겨울 같은 느낌의 비가 내리지만 지금쯤 내리는 비는 생명의 빗물일 터, 자연생물들이 반기는 마음을 동참하여 고마워해야겠다 싶어요. 삼일절이 주신 휴일 플러스, 진짜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오늘 하루 잘 준비하고 새 손님, 새 바람을 맞이하고 싶군요.


어제 대통령의 기념식 행사를 보았는데, 아침 뉴스에 싱가포르에 있는 대통령의 모습을 또 보았습니다. 국민의 대리 심부름 꾼으로 역할하면서 믿음직한 일을 하는 모습 참으로 고맙지요. 그러나 여러 사람들의 걱정처럼, 저도 역시 그들 부부와 정부관료들의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일의 추진력이 엄청납니다. 평범한 제가 언제 이렇게 그들의 행보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건강 걱정까지 하게 되었나 싶을 만큼 국민에게 신뢰받는 다양한 정책과 행동과 열린 마음에 고마울 뿐입니다.


오늘은 잠시 정치인 얘기를 해볼까요. 어제 군산 기념식 현장에서의 꼴불견입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연히 예비, 현 정치인들이 대거 왔겠지요. 커다란 태극기 들고 앞자리에 앉는 것까지는 있을 수 있는 일이고요, 그 모습이 겉모양이든 실제 마음이든 상관없이 기념식장에서의 상례입니다. 제가 말씀드릴 꼴불견은 다름 아닌, 시간 준수에 관한 것 입니다.


사전행사로 무대에 선 시낭송회원들과 재현극 음악이 이미 시작되었죠. 일명 정치인들이 늦게 온 것도 가관인데, 게다가 서로 인사들 나눈다고 무대 앞에서 설치고 다니는 꼴들이 정말 무례했습니다. 본인들이야 자신들이 어떤 모습인지 모를 수 있지만 앞줄에서 영상을 찍고 있는, 그것도 뒤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까 봐 노쇄한 무릎 조아리며 어지간히 고개 숙여 가며 영상을 찍고 있는 제게, 그들의 모습은 말 그대로 ’ 예의를 모르는 날파리 정치인들‘로 보였습니다. 정치인으로 서려면 가장 기본자세 ’ 약속과 시간, 언어에 대한 무한 책임‘을 먼저 익히고 오면 좋겠습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시간준수, 문화예의라는 상식도 없는 사람들이 무슨 정치를 하며 시민의 대리인이 되겠다는 것인지 피뢰침 한방 날리고 싶습니다. 정도(正道)부터 익히길!!


3월부터는 나라가 온통 지자체 선거로 들썩이겠지요. 우리가 뽑을 정치인들, 그 기준선에 반드시 사람에 대한 예의, 바른말을 진짜로 사용하는 마음, 시간과 약속을 지키는 태도 등 아주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잘 헤아려봅시다. 특히 군산은 민주당 일당체제가 견고하니, 그 당을 뽑고 싶으면 그나마 그 사람의 삶의 모습과 사람을 대하고 질서를 지키는 그들의 모습을 잘 관찰합시다. 공천에 당선되니 자기들끼리의 잔치에서 큰절을 올렸던, 이미 시민들의 존재는 사라졌던 어느 정치인을 생각하게 하지 맙시다. 우리 시민들의 잘 뽑아서 우리 군산도 발전하는 도시, 옛것을 잘 지키는 도시로 변모해 나가길 바랄 뿐이죠.


야외 마루 위에 내리는 빗방울의 두드림이 왠지 간질간질, 땅속의 모 생명체에게 속삭이는 듯하군요. 저 마루의 공간을 두고 올봄부터 책방이 하고 싶은 일들이 있을 터라, 눈여겨 바라보네요. 어떤 행사를 하면 이 골목에 봄기운을 활짝 펼 수 있을까 하고요. 좋은 아이디어 주세요.^^ 김종제시인의 <삼월 벽두에>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삼월 벽두에 – 김종제


깊은 무덤 속에서

한 철 숨 죽이고 지냈으니

오늘도 밖에 눈 내릴 줄 알았다

높이 세워 놓은 깃발 펄럭이려고

바람 불어오는 것을

오래 전에 이미 예감했다

꽃 피는 상흔 같은 것

싹 트는 번뇌 같은 것

살갗에 서리 소름 돋아나도록

화들짝 놀라게 할 줄 알았다

얼음의 병을 주고

함부로 손 내밀며 악수 청하는 것

무안하게 뿌리쳐서

저의 품으로 돌려보낼 줄 알았다

누렇게 마른 몸일지라도

굴복하지 않고

내일까지 견디겠다고 약속했다

푸르른 옷 한 벌 없이도

달 다 기울도록

참고 이겨내리라고 다짐했다

눈 멀어도 광복을 맛보려고

귀 먹어도 만세소리 외치려고

마침내 내 곁의

목숨 잃은 것들 지천이니

삼월 벽두가 내려치는

도끼에 곡괭이에

반도의 정수리가 깨지는 것을

섬의 팔과 다리가 잘려나가는 것을

겨울부터 미리 예견했다

봄은 그리 쉽게 몸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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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낭송예술원군산 회원들께서 올렸던 3.5군산 독립만세 재현극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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