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325

2026.3.9 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by 박모니카

학생들의 신학기는 제게도 같은 마음을 갖게 하지요. 새로운 환경에 대한 호기심도 있지만, 방학 후 늘어난 학업량에 대한 부담감도 있는 우리 학생들에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임을 말해줍니다. 다행스럽게도 제 학생들은 저를 닮아서인지 무엇이든 바로 긍정적 마음으로 바뀌고 영어학원에서 마음이 편하다고 하니, 고마울밖에요.


어제는 고1 학생들 주말수업 차 만났는데요. 중학교 때와 달리 학습량이 상당하지요. 그래서 학교시험 정도는 무난하게 우수한 성적을 받던 학생들도 고1 첫 모의평가에서의 성적은 낮아져요. 그런 두려움에 미리 감치 걱정하는 한 학생과 상담했는데요. 저는 이렇게 말해주었어요.


“너의 공부길, 너의 학교생활, 그 어떤 일에도 항상 너가 주인임을 잊지 말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라. 학생의 성적에서 등수가 정해질 수밖에 없지만, 설사 너가 꼴등을 간다 해도 나는 늘 너의 끈기와 성실함을 믿고 또 자랑한다. 걱정 마. 선생님들한테 질문을 못하면 언제든지 문자 보내거라.”


학생의 목소리는 한층 밝아지고, 웃으며 돌아가는 학생에게 사랑한다는 이모티콘을 날려주었네요. 지나고 보면, 저의 학창 시절도 소리 한번 못 내고 마무리한 것이 많아서 항상 누군가의 격려가 필요했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어제 영문독해에서 ‘시를 읽을 때의 이점’이 나왔는데요. 그중 하나가, 시를 읽으면 두뇌가 모든 영역에서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표현이 있더군요. 제가 누굽니까. 바로 잘난 체하며, 시 한 수를 들려주었지요. 사실 영어시간이니 영시를 읽어줄 법도 하지만 영시는 우리 시보다 읽는 맛이 나지 않아서요.^^


오늘은 인문학당 동아리 중 ‘에세이 쓰기’ 모임이 있군요. 세상에 많은 사람만큼이나,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글의 세상은 얼마나 넓고 깊은지, 어느 문우가 어떤 글을 써 오는지를 보면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저도 동아리 핑계 김에 매주 1편씩 신변잡기 얘기를 쓰고 있고요. 올 1년 글 꼭지를 모아보면 그중 맘에 드는 글이 있겠지요. 우리 회원님들 좋은 글집도 만들어드리고 싶고요. 하여튼 ‘글 쓰는 취미라도 없었으면 어쩔 뻔했을까나... ’했을 정도로 글 쓰는 일은 참으로 즐겁고 사랑스러운 소통기구입니다. 오늘도 주간 첫날, 봄을 알리는 작은 생명체 보시거든 당신만의 글 한 줄 남겨두세요. 김종해시인의 <그대 앞에 봄이 있다>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 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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