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3.12 김소월 <풀따기>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라고 시인 정현종 님이 <방문객>이란 시에서 말했는데요. 진짜 그 말이 맞는 말인가 봐요. 며칠 전 군산인문학당 회원 제2기 모집을 시작한다고 공고했어요. 우연히 어제는 아침편지를 본 분들께서 가입 의사를 밝히시고 오셨지요. 학당의 문을 열고 1월과 2월, 쉬지 않고 달려왔어요, 그런데 지휘하는 저보다도 회원들께서 너무 기진 맥진하신듯... 3월에 천천히 쉬면서 행사하자 라는 마음도 보이고요. 그러실 만도하지요.
사실, 저도 문제 이긴 해요. 쉴 줄을 모르고 생각하면 바로 뭔가를 저지르는 급한 성격 덕분에 (?) 상대방은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하지 않아요. 인덕이 있어서인지 모두 들 도와주시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혹시나 누군가 딴지를 걸기 시작하면 쉽게 금이 갈 수 있는 병아리 단체죠. 아마 그래서 저는 뭔가를 더 열심히 만들어갈 지도 모르고요. 또 하루살이를 멋지게 살고픈 저의 지나친 욕망의 소산일 수도 있고요.
어제 오신 분들은 저와 인연이 있는 분 들이예요. 인연의 길이가 긴 분도 있고, 아주 짧은 분도 있지만 제 마음의 정을 모두에게 도톰하게 보내드리는 분들이지요. 그분들이 학당의 단톡방에 오시니, 기존 회원들께서도 왠지 새로운 물결이 봄 물결처럼 좋았나 봐요. 환영의 글들만 보아도 제 기분이 up 되고, 정말 이 학당을 잘 이끌어야 되겠다라고 다짐도 하게 되고요. 더 욕심부리면서, 새로운 분들이 오셨으면 하는 맘을 이 새벽에도 청하게 되는군요.^^
오늘은 오랜만에 우리 학생들에게 떡볶이 만들어준다고 약속 한 날. 왠지 제가 더 설레고 맘이 따뜻해지는 것은 신학기에 지쳐있는 학생들의 마음에 작은 간식 하나가 큰 위로가 됨을 알기 때문일 거예요. 간식 먹으면서 봄도 오고 하니 시 한 편 읽어주겠다고 해야겠어요. 교과서에 나오는 시인 중, 김소월을 모르는 학생은 없을 터이니, 그분의 시를 몇 편 읽어줘야지요. 김소월 시인의 <풀따기>를 들려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풀따기 - 김소월(1902~1934)
우리 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숲 사이의 시냇물, 모래바닥은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날마다 피어나는 우리님 생각.
날마다 뒷산에 홀로 앉아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
흘러가는 시내의 물에 흘러서
내어 던진 풀잎은 옅게 떠갈 제
물살이 해적해적 품을 헤쳐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가엾은 이내 속을 둘 곳 없어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지고
흘러가는 잎이나 맘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