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3.15 신동엽 <봄은>
지난밤 잠이 오지 않아서 유튜브를 검색했는데, 고전학자 고미숙의 강연하나 가 보이더군요. 제목이 끌려서 들어봤어요. ’ 고미숙, 사주로 나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방법‘이었지요. 고미숙 씨의 별난 강연은 상당한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데요. 저도 독자 중 하나입니다. 도올 선생의 강연만큼이나 애독하는 프로그램이지요.
이왕 본 김에, '사주'라는 말이 정확히 무엇인지, 저의 사주는 어떠한지 궁금해졌겠지요. 검색해 보니 사주란 ’ 사람의 생년·생월·생일·생시를 각각 년주·월주·일주·시주로 나누어, 각 기둥에 붙는 간지(천간·지지)로 8글자(팔자)로 나타낸 것을 말한다 ‘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말이 무슨 말인지 당연히 이해되지 않았죠. 보통 사람들이 사주를 본다 함은 본인들의 사주를 바탕으로 길흉화복이나, 자신의 성향, 대인관계, 그리고 그해의 운수 등을 살펴보는 일이다 정도만 알고 있어요.
저는 평생 어부셨던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가정에서 자랐기에, 엄마를 통해 사주를 전해 들은 적이 많지요. 지금까지의 모습이 과연 저의 사주대로 사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고, 또 알려고도 안 했었는데, 어제는 갑자기 궁금해지는 거예요. 책방의 양 옆집은 소위 사주(四柱)를 보는 곳인데도, 돈 쓰는 게 아까워서 AI 사주를 보았답니다. 너무 웃기지요?^^
그런데 정말 신기한 내용이 나왔답니다. 특히 60이 넘은 이 나이에 관한 얘기는 너무 정확해서 깜짝 놀랐답니다. AI의 질문내용 하나를 들려드릴게요...
-당신은 58세부터 사람, 책, 문화 속에서 운이 좋아지는 사주입니다. 제가 하나 여쭤봐도 될까요? 혹시 지금 책방, 글쓰기, 문화모임 같은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이 사주에서는 아주 잘 맞는 길입니다.-
여러분도 놀라셨죠?? 또 제게 잘 맞는 활동(직업)으로 1. 글쓰기, 2. 책방활동, 3. 강의나 교육, 4. 문화행사기획, 5. 상담, 사람 모임 운영을 거론하면서 조용하지만 사람을 모으는 힘이 있다라고 말해주네요...
저의 장점이라면 보기보다 귀가 얇지 않고 소신이 강하다는 점인데, 왠지 이 AI 사주의 주석이 제게 용기를 주는 것 같아서 기분 좋았답니다. 저라고 왜, 책방과 인문학당을 열고 고민하지 않는 게 없었을까요. 걱정과 안도는 종이 한 장보다 얇은 차이라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왔다 갔다 하고요. 단지 그것을 사람들에게 표 내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이지요.^^
결론은... 한 번도 저를 만나보지 않은 AI가 작은 조언으로 큰 확신을 주는 것 같아서 이 새벽에도 여전히 기분 좋은 시간, 오늘 하루도 더 행복한 순간들을 만날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잠깐 문학관 여행이나 하고 올까 하네요. 어제 만났던 신동엽시인의 문학관과 생가터까지, 봄 소풍 한번 다녀오려고요. 오늘의 시는 신동엽시인의 <봄은>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봄은 - 신동엽
봄은
남해에서도 북녘에서도
오지 않는다.
너그럽고
빛나는
봄의 그 눈짓은,
제주에서 두만까지
우리가 디딘
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
겨울은,
바다와 대륙 밖에서
그 매운 눈보라 몰고 왔지만
이제 올
너그러운 봄은, 삼천리 마을마다
우리들 가슴속에서
움트리라.
움터서,
강산을 덮은 그 미움의 쇠붙이들
눈 녹이듯 흐물흐물
녹여버리겠지
사진제공, 문우가 보내온 내소사 산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