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3.20 이재무 <푸른 자전거>
먼 하늘에서 내려온 햇살과 소곤거리던 화단 위 봄꽃들. 늦잠 잔 저를 째려보는지, 아니면 안쓰러워하는지... 어제는 무척이나 제가 즐거웠던 모양입니다. 어릴 적 소풍을 다녀온 날 꿈속에서도 행복하게 소풍 다니다가 늦게 일어났던 것처럼요. 역시나 새로운 풍경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처럼 흥겨운 일은 없는 듯합니다. ^^
꽃과 함께 살아온 지 불혹을 넘었다는 지역의 꽃 전문가를 모시고, 봄 야생화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역시나 여성회원이 대부분인 우리 인문학당의 강연 포커스에 딱 맞춘 시간이었습니다. 꽃 싫어하는 여자 없고, 공짜선물 거절하는 사람 드문 세상. 강사님이 준비하는 꽃 이야기 외에도, 갖가지 선물까지 받는 곳이 어디에 있겠소...라는 저의 강력한 주문에 힘을 받았는지 인문학당에 새 회원들이 대거 입당(?)하는 일도 있었지요.
요즘 선거철이다 보니 ’ 입당‘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무슨 정치집단인가 오해할 분도 있겠군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 군산인문학당’에 오셨으니, 입당이라는 말이 맞고 말고요.^^ 저는 새로운 분들이 찾아주셔서 고맙고 기쁠밖에요. 이 단체를 세울 때 말씀드렸던 첫 번째 약속하나 가 생각납니다. ‘우리 회원 모두가 주인이다.’ 저는 심부름을 잘하고 좋은 사람들끼리의 연결 잘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책방이 있는 거리에는 상가 6곳이 있는데요. 바로 옆 초원사진관 골목까지가 시에서 정한 특별구역이라 해서 하다못해 야행 조명등마저도 삐까뻔쩍하지요. 상가 수 10개 가 안 되어서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불평등한 일... 요즘 저의 관심 1순위에 올라와 있는 일이, 우리 골목 기존상가들이 햇빛을 골고루 받는 일입니다. 제 손으로 뽑는 정치인, 제 세금으로 일하는 공무원 등과 잘 토론하고 협의해서 우리 상가골목도 달라지길 희망하는 맘... 그래서 이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구나라고 널리 널리 전하고 싶은 모니카입니다.
금요일이니 되니 요즘 남쪽의 꽃 잔치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소식만 들려오고요. 멀리 가지 못하는 맘이 4월 군산의 벚꽃 개화를 끌어당기네요. 하지만 진짜 속마음은 매우 느리게, 매우 더디게, 소리 없이 다가오길 바라지요. 이왕 피어나는 김에, 꽃 피는 계절, 꽃 한번 볼 수 없었던 세상 사람들도 함께 생각하며 꽃 맞이하길... 혹여나 꽃 잔치에 다녀왔어도 마음속에 미안한 마음 한 점 가지고 자랑할 양심, 잊지 않았으면 하는 때입니다. 방금 자전거 탄 아저씨가 쌩하고 지나가는데, 이 시가 생각나네요. 이재무 시인의 <푸른 자전거>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푸른 자전거- 이재무
그녀는 자전거를 잘 탔다
그녀의 자전거는 세상 얼룩을 닦는 수건이었다
자전거가 지나가면
잘 닦은 유리창처럼 세상이 빛났다
마법 같은 푸른 자전거
자전거가 지나가면
길가 풀잎들 기립박수를 쳐대고
나뭇잎들은 환호작약하면서 하얗게 몸을 뒤집었다
안장 위에서 웃는 웃음소리는
종소리처럼 공중에 번져 파문을 일으켰다
열여섯 그녀가 자전거를 타는 날은
세상도 덩달아 열여섯 살이 되었다
사진,,, 박선희 강사의 봄꽃이야기에 참여하신 분들. 꽃 보다 더 아름답게 피어나는 군산사람들.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