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4.27 조동진<제비꽃>
우리는 흔히 명사적 삶보다는 동사적 삶을 추구하지요.
움직임은 살아있다는 증거니까요.
상상력이 부족한 저는 특히 체험이 있어야 그나마 한 줄이라도 글을 씁니다.
책방 앞 여린 초록잎을 만져보다가 월명산 겹벗꽃까지 훌치는 산책을 하고 나니 그제야 살아있음이 또 고마웠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제비꽃도 있구요. 살아있다고 손짓하지요.
오늘도 당신에게서 움직이는 언어의 스펙트럼이 마구 뿜어져나와 당신만의 책이 만들어지길 소망합니다.
우리 모두는 삶이라는 한권의 책을 쓰면서 살아가는 존재이니까요.
봄날의 산책 모니카.
제비꽃 - 조동진
내가 너를 처음 만났을 때
너는 작은 소녀였고
머리엔 제비꽃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멀리 새처럼 날으고 싶어
내가 다시 너를 만났을 때
너는 너무 많이 야위었고
이마에 땀방울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나와
내가 마지막 너를 보았을 때
너는 아주 평화롭고
창 넘어 먼눈길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아주 한밤중에 깨어 있고 싶어
매일 아침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책방앞 디딤돌 속 제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