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5

2022.5.12 이기철 <가장 따뜻한 책>

by 박모니카

'공해'라는 말을 생각합니다.

말과 글이 넘치는 환경, 혹시 제가 만들고 있진 않은지요.

저도 모르게 선행이란 행위가 누군가를 불편하게 한건 아닌지요.

아침마다 좋은 시 하나 나누었으면 하는 제 맘이 누군가에겐 문자공해로 다가갔을까 염려됩니다. 그랬다면 꼭 말씀주세요 ^^

오늘의 시는 이기철 시인의 <가장 따뜻한 책>입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


따뜻한 책- 이기철


행간을 지나온 말들이 밥처럼 따뜻하다

한 마디 말이 한 그릇 밥이 될 때

마음의 쌀 씻는 소리가 세상을 씻는다

글자들의 숨 쉬는 소리가 피 속을 지날 때

글자들은 제 뼈를 녹여 마음의 단백이 된다

서서 읽는 사람아

내가 의자가 되어줄게 내 위에 앉아라

우리 눈이 닿을 때까지 참고 기다린 글자들

말들이 마음의 건반 위를 뛰어다니는 것은

세계의 잠을 깨우는 언어의 발자국 소리다

엽록처럼 살아 있는 예지들이

책 밖으로 뛰어나와 불빛이 된다

글자들은 늘 신생을 꿈꾼다

마음의 쟁반에 담기는 한 알 비타민의 말들

책이라는 말이 세상을 가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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