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67

2022.6.23 신경림 <가난한 사랑노래>

by 박모니카

어제는 책방의 행사 <지역작가와의 정담>에 제가 존경하는 김승환교육감님이 작가로서 오셨지요. 저의 그분의 시낭송을 좋아합니다. 깊이를 헤아리기에 너무도 깊은 울림이 있지요. 어제도 그랬습니다.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노래>를 낭송하셨어요.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가난하다고 왜 모르겠는가. 낭송 마디마다 절절히 울리는 시인의 마음, 교육감님의 마음은 저의 마음이었습니다.

오늘은 이 시를 들려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가난한 사랑 노래 - 신경림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몸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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