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 68
2022.6.24 안도현<빗소리>
처음 맞는 책방의 장마철. 책방 위 무겁게 내려앉은 잿빛구름을 보고 있노라니 순식간에 빗방울이 창문을 내리쳤지요. 걱정하는 제 맘을 알아채고 준비하라 신호를 주는 것 같았어요. 나무선반 위 식물을 들여놓으려 부리나케 나가니 말랭이를 감싸고 도는 고온다습한 공기들과 부딪혀 맘이 무거워 졌지만 때마침 날라온 지인의 쪽지로 기분이 Up되었답니다. ‘주어지는 대로 견디며 살아가는 삶이 중용의 삶이지요’ 장마도 내 삶, 여름 한더위도 내 삶. 참고 견디는 것만이 정답인듯 싶어요. 오늘은 안도현 시인 시 <빗소리>, 비만 오면 생각나는 좋아하는 시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빗소리 - 안도현
저녁 먹기 직전인데 마당이 왁자지껄하다
문 열어보니 빗줄기가 백만 대군을 이끌고 와서 진을 치고 있다
둥근 투구를 쓴 군사들의 발소리가 마치 빗소리 같다
부엌에서 밥 끓는 냄새가 뒷마루로 기어 올라온다
왜 빗소리는 와서 이리도 걸게 한 상 차렸는가
나는 빗소리가 섭섭하지 않게 마당 쪽으로 오래 귀를 열어둔다
그리고 낮에 본 무릎 꺽인 어린 방아깨비의 안부를 궁금해한다
고군산도
바다는 비에 젖지 아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