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7.15 신주연<초여름날의 비>
또 한 주간이 ‘수고했다’라며 제 어깨에 위로의 손을 얹네요. ‘매양 같은 날‘이라며 냉대할까 하다가도 그 손의 온기마저 없으면 어떡하지 싶어 제 손도 덮습니다. 어느새 보름날을 채우며 때론 세(細) 발치로, 때론 대죽회초리로 책방을 덮는 7월의 여름비. ’변화하는 삶, 약동하는 삶이 스며들 진짜 나‘를 찾아 새 신발을 꺼냅니다. 더불어 책방 울타리를 넘어와 성년식을 고한 팽나무의 사랑고백도 듣고 생각하지요. ’어느 귀인이 있어 저 푸른 정열의 짝꿍이 될까‘ 때마침 쪼르르 날아와 앉는 직박구리, 세상에서 가장 어여쁜 센스쟁이네요. 금요일 화촉을 밝혀줄 당신의 짝은 어디있나요. 오늘은 신주연 시인의 <초여름날의 비>. 봄날의 산책 모니카
초여름날의 비 - 신주연
바람이 분다.
창문을 뒤흔든다.
하늘 여는 초여름의 비구름이
새털구름을 얼싸안고
어화 둥실 춤을 춘다.
바람아, 불어라!
봄비는 가고 초여름의 폭우가
훈풍을 타고 신나게 내리고 있다.
고추 파 마늘 양념 채소도
싱그럽게 피어오르고
논밭 사이로 검붉은 흙물이
졸졸 흘러 들어간다.
우주의 신비로운 빗물결이 어디론가
하염없이
흘러내려 가고
여름을 알리는 개구리의 합창 소리가
더욱더 애달프게 들려온다.
초여름날의 시원하게 쏟아지는
저 소낙비여!
어서 내려라.
붉게 타오르는 광란의 황금벌판을
더욱 짙푸르게
적셔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