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106

2022.8.1 윤보영<8월 편지>

by 박모니카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에서 읽었어요.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이 정의한 ‘인간은 호모비아토르’ 길 위의 사람,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삶의 의미를 찾아 스스로 떠나는 존재랍니다. 인간의 삶을 여행으로 비유함은 어쩌면 가장 적확한 표현인지 몰라요. 누구든 머무는 삶을 사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우리는 늘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여행하는 영원한 순례자예요. 새로운 길 건널목, 8월의 첫날입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이 아름다운 세상, 매일 다시 태어나는 영광에 절로 감사의 기도를 했어요. 생업현장이 오늘까지 휴가여서 온전히 책방에서 피서의 자유를 만끽합니다. 혹시라도 가까이 오시면 차 한잔 드립니다. 당신의 여행길에 책방이 손짓하네요.

오늘의 시는 윤보영 시인의 <8월 편지>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8월 편지 – 윤보영


8월에는 편지를 적겠습니다

늦은 편지지만

짙은 그리움으로 적겠습니다.

기다린 시간도 담고

보고 싶은 마음도 담아야겠습니다.

바람을 바람으로 여겼고

별을 별로만 여겼지만

그것마저 그리움이었다고

모두가 보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솔직하게 적겠습니다.

8월이 되기까지

준비해 온 기간이었다면

돌아보는 시간도 갖겠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묶어 둔 기억을 풀어보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돌이켜 보겠습니다.

하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처음 마음으로 돌아와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한 해를 반으로 나누면

8월은 아직 시작 쪽에 가까우니

그렇게 해도 무리는 없을 겁니다.

편지를 적겠습니다

그리웠다고

보고 싶어도 잘 지내고 있다고

있는 그대로 적은 편지를

8월 편에 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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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20801_065109009_01.jpg 충남 서천 문헌서원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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