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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편지112

2022.8.7 드니스레버토프<살아있다는 것>

by 박모니카

당신은 어떤 사람일까요. 저는 어부의 딸이라 그런지 산보다는 물을 좋아해요. 책방의 벽화로그려진 푸른바다 위 큰 배와 물고기를 보는 순간 ’아, 이건 운명이야‘라며 입주했지요. 책방에 오는 손님들은 펼쳐진 포근한 전경을 보며 ’참 좋다‘하며 감탄합니다. 사는 저 역시도 매 순간 감동하구요. 열심히 살고 있다고 신이 제게 주신 선물같아요. 어제는 공자의 논어 <옹야>의 이 구절을 읽고 메모했어요.<子曰, 智者樂水(지자요수), 仁者樂山(인자요산). 智者動(지자동), 仁者靜(인자정). 智者樂(지자락), 仁者壽(인자수).>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움직이고, 어진 사람은 고요하다. 지혜로운 사람은 즐거워하고, 어진 사람은 장수한다‘ 남편에게 물었지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적어도 저는 물을 좋아하니 지혜를 구하며, 물처럼 들고남에 거침없이 움직이고, 하는 일을 즐거워하는 사람임은 분명한 것 같아요. 휴가철 일요일, 산이든 바다든, 어디서든 당신의 모습을 바라보세요.

오늘의 시는 드니스레버토프의 <살아있다는 것>. 봄날의 산책 모니카


살아있다는 것 – 드니스레버토프


잎사귀와 풀잎 속 불이

너무 푸르다, 마치

여름마다 마지막 여름인 것처럼


바람 불어와, 햇빛 속에

전율하는 잎들, 마치

모든 날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연약한 발과 긴 꼬리로

꿈꾸는 듯 움직이는

붉은색 도롱뇽


너무 잡기 쉽고, 너무 차가워

손을 펼쳐

놓아 준다, 마치


매 순간이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Living - by Denise Levertov


The fire in leaf and grass

so green it seems

each summer the last summer.


The wind blowing, the leaves

shivering in the sun,

each day the last day.


A red salamander

so cold and so

easy to catch, dreamily


moves his delicate feet

and long tail. I hold

my hand open for him to go.


Each minute the last minute.

8.7매미1.jpg 들릴듯말듯한 숨소리를 내며 책방 화분에 매달려 있었죠. 매매매매매.....
8.7매미2.jpg 결국 땅으로 떨어져 바르르르... 안타까워 몸을 세워주니 실오라기 잡듯 제 신발위로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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