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8.17 서정주<연꽃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동행(同行)은 ’길을 같이 가는 것, 길을 같이 가는 사람‘을 뜻하지요. 어젠 유독 저와 동행하는 사람들을 되돌아본 하루였어요. 매일 만나고 부대껴도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올 때가 있는 동행자가 있잖아요? 그 자리에 딸도 있었답니다. 서정주시인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를 처음 읽었는데 시어들이 왠지 끌려서 딸에게 보여주며 느낌을 물었지요. 딸의 말, “흐르는 것을 애써 막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의 시야. 살다보면 지나갈 일에 미련을 갖고 항상 되돌아보게 되고 그러잖아. 근데 이런 시를 읽으면 뭔가 현재에 충실하게 되는 느낌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아쉬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듯한 느낌말야. 근데 이시는 어떻게 찾았어? 너무 멋진 시야.” 아, 내 남은 삶의 동행길에 큰 산 같은 벗하나 만났구나! 오늘 당신의 동행 중 새롭게 다가올 벗을 누구일까요.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이 다시 만날 이별이니 섭섭해 하지 말라고 말하네요. 연꽃같은 당신 옆에 있는 바람, 바람 같은 당신 옆에 있는 연꽃을 찾아보는 오늘이길... 봄날의 산책 모니카.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