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8.29 홍관희<홀로 무엇을 하리>
나이들수록 고개를 숙이라 하건만 책방을 연 뒤로 저는 매일 고개를 들어도 너무 높이 듭니다. 왜냐구요?^^ 평생에 하늘 한번 안보고 살아온 사람마냥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늘을 보기때문이죠. 특히 하늘이 자리내어준 구름의 형상은 오묘하기 이를데 없지요. 어젠 유독 공작새깃털같은 구름이 많았습니다. 어느 누가 저 모양을 만들어줄까. 보이지 않는 바람이지요. 유형의 무늬를 이루는 우리의 삶은 그 속에 무형의 에너지와 아낌없는 희생이 있습니다. 모든 만물은 결코 혼자 태어나서 혼자 잘 살수 없지요. 그냥 살수 있어도 정말 ‘잘 살수’ 있으려면 그 무엇, 그 누가 내미는 무형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8월의 마지막 주간의 첫날입니다. 당신 발의 한걸음 한걸음 위에 내려앉는 햇빛과 달빛의 에너지를 받아 온전히 ‘당신만의 일상’, ‘자유로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오늘이 되소서. 오늘의 시는 홍관희 시인의 <홀로 무엇을 하리>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홀로 무엇을 하리 - 홍관희
이 세상에 저 홀로 자랑스러운 거
무어 있으리
이 세상에 저 홀로 반짝이는 거
무어 있으리
흔들리는 풀잎 하나
저 홀로 움직이는 게 아니고
서있는 돌멩이 하나
저 홀로 서있는 게 아니다
멀리 있는 그대여
행여
그대 홀로 이 세상에 서있다고 생각하거든
행여
그대 홀로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우리 함께 어린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자
밥그릇 속의 밥알 하나
저 홀로 우리의 양식이 될 수 없고
사랑하는 대상도 없이
저 홀로 아름다운 사람 있을 수 없듯
그대의 꿈이 뿌리 뻗은 이 세상에
저 홀로 반짝이며 살아있는 건
아무것도 있을 수 없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