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어부로서 아내와 해로하며 선창 가에서 사셨던 부모님은 제가 책을 읽던 그 모습만으로도 저에 대한 믿음이 크셨죠. 무조건 공부 잘해야 된다는 말 한마디 없었지만 아마도 큰딸로서 학교 열심히 다니고 어린동생들을 챙기는 책임감은 인정하신 것 같아요. 단지 제가 아쉬운 것은 부모님과의 대화가 부족했답니다. 저도 사춘기라는 과정이 있었음에도 제 맘을 토로할 상대가 없었어요. 부모님이 저보다 더 힘든 삶을 살았으니까요. 늦은 나이에 결혼하면서 다짐한 것 중 하나는 ‘남편, 자식과의 소통’이었습니다. 어제밤 늦게 아들과 은파호수 다리를 걸으며 코코아를 마셨네요. 이제 정말 사회인이 되는 아들이 어떤 계획으로 2월을 맞이하며 올해를 지낼지, 혹시라도 제가 도울 일은 있는지 궁금해서요. 감정의 파고가 늘 잔잔한 아들과의 대화는 저의 걱정을 수면 아래로 끌어내려 놓습니다. 매일 한 줄이라도 책 읽기와 아침운동으로 자기 몸을 깨우기를 부탁했지요. 정신을 깨우는 도구로 몸을 먼저 깨우면 자기질서가 수월하다 전하니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중학시절 침대 위에 높이 쌓아두고 책을 읽던 그의 모습이 그립습니다.